[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내일 모레 마흔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9·알나스르)가 나이를 거꾸로 먹고 있다. 최근 A매치에서 두 경기 연속 골을 폭발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유로 2024 부진 이후 대표팀 은퇴설이 돌았지만 호날두는 골로 응답했다. 1985년 2월에 태어난 호날두는 마흔까지 이제 반년도 남지 않았지만 오히려 회춘하며 축구팬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포르투갈은 9일(한국시각) 포르투갈 리스본의 이스타디우 다 루스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리그A 조별예선 1조 2차전에서 스코틀랜드를 2대1로 제압했다. 호날두가 경기 종료 직전 극적인 역전골을 폭발했다. 호날두는 앞서 6일 크로아티아전에도 골을 기록하며 2대1 승리에 앞장섰다. A매치 131호 132호 골이자 개인 통산 900호 901호 골을 연달아 작렬했다. 이 기세라면 전인미답의 경지인 1000골도 결코 꿈이 아니다. 포르투갈도 2연승으로 조 1위로 올라섰다.
호날두는 대표팀에서 위기 때마다 살아났다. 호날두는 2022년 카타르월드컵 때 벤치로 밀려나는 수모를 겪었다.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팀의 8강 탈락을 지켜봤다. 대표팀에 호날두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그러나 신임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이 부임하고 상황이 바뀌었다. 마르티네스는 호날두를 적극 지지했다. 호날두는 유로 2024 대표팀에도 뽑혔다. 여섯 경기에 출전해 한 골도 넣지 못했다. 포르투갈은 또 8강에서 떨어졌다. 다시 '은퇴설'에 시달렸다. 호날두는 또 부활했다.
그러자 호날두가 이제는 2026년 월드컵까지 노리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설득력을 얻는다. 호날두는 41세가 된다. 호날두는 국가대표 은퇴에 대해 "때가 되면 떠날 것이다. 어려운 결정은 아닐 것이다. 더 이상 팀에 기여할 수 없다고 생각되면 가장 먼저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후배들의 길을 터주기 위해 먼저 물러날 뜻은 없다는 소리다.
다만 월드컵에 대해서는 초연한 모습을 보였다. 호날두는 "포르투갈의 유로 우승은 월드컵 우승과도 같다. 나는 이미 포르투갈에서 내가 정말 원했던 두 개의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나는 이제 그것(트로피)에 동기를 부여받지 않는다. 축구를 즐기는 것에 동기가 생긴다. 그러면 기록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밝혔다.
호날두는 1000골을 향한 야망을 숨기지 않았다. 호날두는 "나와 내 주변 사람들만이 내가 900골을 달성하기 위해 얼마나 육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하도록 노력했는지 안다. 이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여러분들은 모른다. 이는 내 커리어에서 특별한 이정표이다. 이 목표를 달성한 것은 매우 감격스러운 일"이라고 자부심을 나타냈다. 이어서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지든 멋질 것이다. 부상만 당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내 도전은 1000골을 달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방송 BBC는 '901골도 이미 터무니없는 업적이지만 그가 1000골을 넣는다고 해서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충분히 가시권이라고 진단했다.
호날두는 클럽 레벨에서는 여전히 득점력이 꺾이지 않고 있다. 2023년부터 축구 변방인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에서 뛰고 있지만 지난 시즌 무려 44골을 퍼부었다. 올 시즌도 벌써 4경기에서 4골이다. 호날두 말대로 다치지만 않는다면 2~3년 안에 1000골 고지가 가능하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