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포스트시즌 '메가 히트' 카드는 올해도 불발일까.
KBO리그 역사에 단 한 번도 그려진 적 없는 그림이 있다. 최고의 인기 구단으로 꼽히는 LG 트윈스,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 이른바 '엘롯기'의 동반 가을야구다.
42년 KBO리그 역사에서 세 팀이 동시에 가을야구에 진출한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올 시즌 가능성이 높았다. 지난해 29년 만에 통합우승을 달성한 LG는 올해도 꾸준히 승리를 쌓아갔다. 지난해 만큼의 페이스는 아니지만,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며 9일까지 68승2무60패로 3위를 달리고 있다. 2위 삼성 라이온즈(73승2무57패)와는 4경기 차. 4위 두산 베어스(65승2무65패)와도 4경기 차를 유지하고 있다.
12경기를 남겨둔 만큼, 특별한 연패가 없으면 무난하게 가을야구 티켓을 따낼 수 있을 전망이다.
KIA는 선두를 달리며 올 시즌 다시 한 번 '대업'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감독 교체라는 어수선한 사건도 있었지만, '준비된 사령탑' 이범호 감독을 중심으로 빠르게 팀이 안정화됐다. 프런트에서도 발 빠르게 외인 교체를 돕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와 더불어 3년 차를 맞이한 김도영이 역대 세 번째로 3할·30홈런·30도루·100타점·100득점을 기록하는 등 MVP급 활약을 펼치고 있는 타선 역시 힘이 붙었다.
KIA는 10개 구단 중 가장 빠르게 80승(2무50패) 고지를 밟았다. 역대 KBO리그에서 시즌 80승에 선착한 구단이 우승 확률은 94.7%(19차례 중 18차례)에 달한다. 우승 매직넘버는 6이 됐다.
롯데만 가을야구 티켓을 잡는다면 사상 첫 '엘롯기 포스트시즌'이 이뤄질 수 있다.
올해 사상 최초 1000만 관중을 바라보고 있는 KBO리그에서 '엘롯기 가을야구'까지 성사되면 그야말로 최고의 흥행을 보낸 해로 기억될 수 있다.
8월 롯데의 분위기는 좋았다. 롯데는 8월에 14승8패로 월간 승률 2위를 기록하며 상승 분위기를 탔다. 지난 1일까지 4연승을 달렸고, 순위는 7위에 머물렀지만, 5위 KT 위즈에 2.5경기 차까지 따라붙었다.
2017년 이후 7년 만에 가을야구를 바라봤지만, 9월 다시 한 번 고비가 찾아왔다. 5강 경쟁 상대였던 KT에 5일 2대12로 대패를 했고, 6일 삼성을 상대로는 2대7로 경기를 내줬다. 7일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는 9회까지 1-0 리드를 잡았지만, 마무리투수 김원중이 흔들리면서 결국 1대1 무승부로 마쳤다. 8일 SSG전에서 다시 6대11로 완패를 당하며 3연패 수렁에 빠졌다. 그사이 5위 KT와의 승차는 4경기 차로 벌어지게 됐다.
한 발은 멀어지게 됐지만, 아직 희망은 있다. 롯데는 아직 18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잔여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잔여경기가 KIA와 3경기, LG와 4경기 등이 있어 다소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그러나 4,5위 경쟁팀인 두산, KT, SSG, 한화 등과도 경기가 있어 8월의 승리 분위기를 다시 한 번 찾는다면 극적인 가을야구 진출을 바라볼 수도 있다.
롯데는 10일 LG 트윈스와 주중 첫 경기를 치른다. 희망과 절망을 가를 운명의 일주일이 다시 시작됐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