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한국 장애인탁구의 '희망'인 윤지유(24·성남시청)가 2024년 파리패럴림픽 탁구 대표팀 두 번째 금 사냥에 나선다.
세계랭킹 1위인 윤지유는 6일 오후(한국시각) 프랑스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패럴림픽 탁구 여자 단식(스포츠 등급 WS3) 준결승에서 이탈리아의 세계 4위 카를로타 라가치니를 세트스코어 3대1(11-7, 13-11. 7-11, 11-4)로 물리쳤다.
이로써 윤지유는 최소 은메달을 확보하는 동시에 이번 패럴림픽 탁구 종목 두 번째 금메달을 노리게 됐다. 한국 탁구는 이날 새벽에 남자 단식의 김기태(26·서울특별시청)가 금메달을 따내며 현재 금 1개와 은메달 2개, 동메달 8개 등 총 11개의 메달을 한국 선수단에 안겼다. 윤지유의 결승전은 7일 오전 3시 15분에 열린다. 상대는 랭킹 3위 안델라 무지니치 빈세티치(크로아티아)다.
윤지유는 초반부터 경기를 자신의 페이스로 이끌어나갔다. 라가치니의 강한 서브를 안정적으로 리시브한 뒤 날카롭게 반격하는 방식이었다. 1세트를 11-7로 따낸 윤지유는 2세트에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라가치니는 오른손잡이 윤지유의 테이블 왼쪽 영역을 집중적으로 노렸다. 결국 윤지유는 10-8에서 2점을 허용해 듀스에 돌입했다. 11-11에서 윤지유가 백핸드 드라이브 맞대결에서 승리했다. 힘이 빠진 라가치니는 서브 범실까지 저지르며 무릎을 꿇었다.
세트스코어 2-0으로 앞서나간 윤지유는 3세트 중반 이후 펼쳐진 접전 끝에 막판 연속 실수를 저질러 한 세트를 내줬다. 그래도 여전히 유리한 상황. 윤지유는 마음을 다잡은 뒤 4세트를 확실하게 마무리했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손쉬운 세트 승리였다.
결승 진출에 성공한 윤지유는 이겨서 다행이다. 세 번째 패럴림픽인데, 단식 결승에 처음으로 올라가 기분이 정말 좋다"며 모처럼 웃음을 보였다. 윤지유는 지난 8월 31일 열린 탁구 여자복식(WD5 등급)에서 은메달을 따냈지만, 시상식에서 굳은 표정으로 잘 웃지 않았다. 금메달 대결에서 진 게 너무 아쉬웠기 때문이다. 승부욕이 마치 활화산과 같다.
윤지유는 생후 28개월에 혈관 기형으로 하반신 장애가 생겼다. 10세 때 장애인복지관에서 탁구를 접했는데 재능이 금세 드러났다. 탁구를 시작한 지 불과 2년 만에 국내무대에서 견줄 선수가 별로 없었다. 16세 때인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에 처음 출전해 단체전 동메달을 목에 건 윤지유는 지난 20202 도쿄패럴림픽 때는 은메달 1개와 동메달 1개를 따냈다. 아직 패럴림픽 금메달이 없다. 이번이 절호의 찬스다.
파리(프랑스)=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