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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연속 연장, KIA엔 '끝내주는 남자'가 있었다…"방심 금물, 진짜 얼마 안남았다"[광주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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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시즌 두 번째 끝내기 안타, 기쁨을 주체하지 못한 건 당연하다.

KIA 타이거즈 내야수 서건창이 또 한 번 '끝내주는 남자'의 진면목을 선보였다. 서건창은 5일 광주 한화전에서 3-3으로 맞선 연장 10회말 1사 2루에서 우전 안타로 끝내기 타점을 올렸다. 4일 한화와의 연장 승부에서 석패했던 KIA는 하루 만에 똑같은 상황에서 설욕에 성공하면서 페넌트레이스 우승 행보를 이어갔다.

1군 복귀 후 처음으로 7번 타자-2루수로 선발 출전한 서건창. 연장 10회말 선두 타자 나성범이 우전 안타로 출루한 가운데 대주자 홍종표가 김규성의 희생번트 때 2루에 안착했다. 한화 한승주와 맞선 서건창은 2B1S의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몸쪽 낮은 코스로 들어온 120㎞ 커브를 걷어 올렸다. 우익수 오른쪽 방향으로 향한 타구는 절묘한 위치에 떨어졌고, 그 사이 홍종표가 3루를 돌아 홈 슬라이딩을 성공시켰다. 끝내기 승리가 확정되자 서건창은 헬멧을 오른손에 든 채 두 팔을 벌리며 환호했고, 동료들의 축하 물 세례가 이어졌다.

지난 8월 9일 광주 삼성전에서도 서건창은 끝내기 안타를 기록한 바 있다. 선두 경쟁 상대 삼성과의 승부에서 만든 극적인 끝내기 안타에 이어 이틀 간 연장 승부를 펼친 한화전에서도 극적인 장면을 연출해냈다.

서건창은 "타격 코치님과 전력분석파트로부터 도움을 받았다. '안쪽 공으로 승부할 것'이라고 조언을 받았는데, 그 부분을 인지하고 타석에 서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끝내기 안타 장면을 돌아봤다. 시즌 두 번째 끝내기 안타를 두고는 "공교롭게도 앞에 타자들이 잘 깔아주고 끝내기 찬스가 계속 온다는 게 운이 어느 정도 따라야 하는데 내게 그런 기회가 자주 오는 것에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한다. 기회가 올 때마다 살려야 한다는 책임감을 안고 타석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주자가 3루에 있을 때와 2루에 있을 때 마음가짐이나 어프로치가 달라지는 건 사실"이라며 "아무 공이나 따라가기 보다 내 존을 지키고 있자고 생각했는데 잘 맞아 떨어진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LG에 방출을 요청하고 고향 광주에서 개인 운동을 하며 재기를 노리던 서건창. 고향팀 KIA에서 주전-백업을 오가면서 부활을 알리고 있다. 이날 오랜만에 나선 2루에서도 불규칙 바운드 타구를 유려하게 처리하는 등 전성기 못지 않은 몸놀림을 선보이기도. 서건창은 "굉장히 오랜만에 2루에 나갔다. 좀 더 집중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임했고, 몸이 반응하는 대로 움직였던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어느덧 베테랑으로 팀 중심이 된 위치를 두고는 "주장이나 다른 베테랑이 있기 때문에 크게 나서서 말하진 않는다. 긍정적인 말을 많이 하려 하고, 개개인이 힘들어 할 때 들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한화전 승리로 KIA의 페넌트레이스 매직넘버는 10으로 줄었다. 이제 '우승'이라는 단어가 서서히 머릿 속에 맴돌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서건창은 "아직 다 왔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정말 끝까지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연승-연패가 엇갈리면 어떻게 될지 정말 모른다"며 "나는 지금도 긴장이 된다. 그런 긴장감이 우리 팀 분위기나 집중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긴장감만 늦추지 않으면 된다고 본다. 이겨야 할 경기는 합심해서 이기고 연패로 가지 않는 게 최우선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경기 승리가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때 최고의 자리에 올랐지만 세월의 무게에 짓눌리기도 했다. 고향팀에서 부활 찬가를 부르는 올 시즌, 다시 한번 도전하는 가을야구에 대한 감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서건창은 "나는 운이 좋은 것 같다. 큰 도움은 아니더라도 작게 나마 팀에 도움이 될 수 있게끔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제 진짜 얼마 안남았다고 생각한다. 여기까지 온 만큼 정말 분위기 좋게 좋은 결실 맺어서 원하는 부분을 이뤄야 한다. 다른 것 없고 모두 부상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