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한국 탁구의 떠오르는 샛별 김기태(26·서울특별시청)가 2024년 파리패럴림픽에서 아직 나오지 않은 탁구 첫 금메달에 도전한다.
세계랭킹 3위 김기태는 5일 밤(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탁구 남자단식(스포츠등급 MS11)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1위의 강적, 새뮤얼 본 아이넴(호주)을 세트스코어 3대1(11-5 8-11 11-9 15-13)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로써 김기태는 탁구에서 마지막으로 금메달에 도전한다.
한국 탁구는 이번 파리패럴림픽에서 지금까지 결승에 두 번 올랐으나 모두 은메달에 머물렀다. 남자 복식(MD4)에서 장영진-박성주 조와 여자 복식(WD5)의 서수연-윤지유 조가 모두 결승에서 아쉽게 졌다. 김기태는 탁구대표팀의 마지막 '금빛 희망'이다. 김기태는 6일 새벽 3시 15분에 대만의 전보옌(세계랭킹 5위)을 상대로 금메달 매치를 치른다.
김기태는 세트 점수 2-1로 앞선 4세트에서 위기를 맞았다. 10-6으로 게임 포인트에 도달했지만, 4연속 실점했다. 경기를 끝낼 수 있는 상황을 놓쳤다. 그러나 김기태는 심호흡을 하며 페이스를 유지했다. 결국 무려 4번의 듀스가 나온 끝에 김기태가 13-13에서 2연속 득점하며 경기를 끝냈다.
지적장애인인 김기태는 초등학교 3학년 때 부친의 권유로 탁구를 시작했다. 2022 세계장애인탁구선수권대회에서 3관왕을 차지하며 한국 탁구의 새로운 스타로 등장했다.
김기태가 결승 금메달을 도전하게 됐지만, 여자탁구 세계랭킹 1위 서수연(38·광주광역시청)은 '라이벌' 류징(36·중국·세계랭킹 3위)에게 또 패하며 눈물을 쏟았다. "신은 내 편이 아닌 것 같다"고 할 정도로 아쉬워했다. 류징에게 큰 무대에서 번번이 덜미가 잡혔기 때문이다.
서수연은 이날 여자 단식(스포츠등급 WS1, 2) 준결승에서 류징을 다시 만났다. 이미 2016년 리우패럴림픽 단식 결승전과 2020 도쿄패럴림픽 단식 결승전에서 류징을 만났던 서수연이다. 결과는 모두 패배였다. 류징이 금메달을 가로채갔다. 또 이번 파리패럴림픽 여자복식 결승에서도 졌다. 윤지유와 짝을 이뤄 출전한 서수연은 류징-쉐쥐안 조에게 져서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서수연은 해피엔딩을 노렸다. 이번 승부에서 이기면 앞서 3연속 패배의 아쉬움을 좀 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류징은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결국 서수연은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2대3(11-5 8-11 7-11 12-10 11-13)으로 졌다. 2세트가 가장 아쉬웠다. 1세트를 11-5로 쉽게 따낸 서수연은 2세트에도 8-4까지 앞서나갔다. 그러나 골반 통증이 생기는 바람에 7연속 실점하며 세트를 내줬다. 3세트도 7-11로 내줬던 서수연은 4세트에서 듀스 끝에 승리하며 마지막 5세트에 돌입했다.
마무리는 해피엔딩이 아니었다. 5세트에서 11-11 듀스까지는 만들었지만, 이후 2점을 내주며 11-13으로 지고 말았다. 이로써 서수연은 동메달 획득에 만족해야 했다. 패럴림픽 탁구는 3, 4위 결정전을 치르지 않고 준결승에 진출한 선수들에게 모두 동메달을 준다. 이로써 서수연은 이번 대회에서 은메달 1개(여자복식), 동메달 1개(단식)를 따고 돌아가게 됐다.
한편, 장영진(31·서울시청)은 남자 단식 스포츠등급 MS3 준결승에서 중국의 펑판펑에 세트스코어 0대3(9-11 4-11 9-11)으로 지면서 역시 동메달을 받게 됐다.
파리(프랑스)=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