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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준비도 못했던 팔레스타인 감독-GK의 미소 "우리에겐 꿈이 있어, 韓과 무승부 행복해"[SC 현장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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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

마크람 다부브 팔레스타인 감독의 미소였다. 홍명보호의 첫 걸음은 졸전이었다. 홍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A대표팀은 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팔레스타인과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B조 1차전에서 0대0으로 비겼다. 홍명보호는 첫 판부터 불안한 경기력을 보이며 11회 연속 본선 진출을 향한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 한국은 이라크, 요르단, 팔레스타인, 오만, 쿠웨이트와 함께 B조에 속했다. 3차예선은 18개팀이 6개팀씩 3개조로 나뉘어 홈&어웨이로 풀리그를 치른다. 각조 1, 2위, 총 6개팀이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을 거머쥔다.

홍명보호의 졸전은 팔레스타인의 선전을 의미했다. 팔레스타인은 매우 낯선 팀이다. A대표팀과 격돌한 적이 없다. 한국 남녀 대표팀을 통틀어 단 한 차례 격돌했다. 객관적 전력에서는 한국이 우위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한국은 23위, 팔레스타인은 96위다. 팔레스타인은 한국을 맞아 탄탄한 조직력과 용맹한 경기력을 자랑하며, 좋은 플레이를 펼쳤다.

특히 어려운 자국 상황을 딛고 얻은 승점이라 더욱 의미가 있었다.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이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 전 다부브 감독은 "우리의 상황을 먼저 설명 드리겠다. 우리 선수들은 클럽팀에 소속되지 않은 선수들도 있다. 경기에 나서지 못한 선수들도 있다. 팀에 늦게 합류한 선수도 있다. 말레이시아에서 친선 경기를 1회 가쳤다. 3차 예선에선 한국이 첫 경기다. 아시아 3차 예선에 진출한 것만으로도 큰 목표를 달성했다고 생각한다. 목표로 생각하는 통과를 하게 되면 팔레스타인 국민들께 희망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더 나은 삶이 갖춰지길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부브 감독은 한국전 무승부에 고무된 모습이었다. 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오늘 경기는 힘들었지만, 우리가 데려올 수 있는 모든 선수를 데려와서 이렇게 큰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 무승부를 해서 행복하다. 응원하러 와준 팔레스타인 팬들에게 기쁨을 드려서 행복하다"고 했다. 이어 "힘든 상황에서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었다. 매 경기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다. 팔레스타인 팬들 뿐만 아니라 우리를 존중해준 대한민국 팬들에게도 감사드리고 싶다"고 했다.

수훈 선수로 꼽힌 골키퍼 라미 하마데흐는 "오늘 경기를 뛸 수 있어 영광스럽다. 오늘 경기에 있어 도와준 국민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한국이라는 강한 팀, 스타 선수들이 즐비한 팀을 상대로 어려운 경기를 했지만, 승점 1을 챙겨서 자랑스럽다. 나는 소속팀 없이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동료들과 개인 훈련만을 진행하고 있다. 책임감 있게 준비해서 뛸 수 있었다. 이런 준비를 바탕으로 승점 1을 따서 기쁘다"고 했다. 이어 "전세계에 우리도 꿈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나도 퀄리티 있는 선수라는 것을 세계에 보여주고 싶었다. 오늘 하루 감사하다"고 했다.

다부브 감독은 이날 결과에 대해 "경기 결과가 아쉽다. 경기 전 체력적으로 완전히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후반 걱정이 많았다. 원정이고 대한민국의 홈 경기였기에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선수들이 전술적으로 잘 따라오면서 원하는 퍼포먼스를 했다. 두 팀 모두 결정적 기회를 놓친만큼, 공정한 결과라 생각한다"고 했다. 잔디 상태에 대해서는 "말레이시아 잔디와 달랐다. 상암 잔디는 100%는 아닌 것 같았다. 이 컨디션에 맞출 수 있도록 노력했다. 말레이시아에서 훈련을 했는데, 시차 적응을 위해서였다. 시차에 적응이 된만큼, 원했던만큼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상암=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