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가 지독한 슬럼프에 빠졌다.
저지는 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원정경기에서 3번 중견수로 출전해 3타수 무안타에 그친 뒤 2-10으로 크게 뒤진 8회말 수비 때 교체됐다.
지난 달 26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경기에서 1회와 7회 시즌 50호, 51호 홈런을 잇달아 터뜨린 저지는 이후 이날까지 10일, 9경기 및 42타석 연속 담장을 넘기지 못했다.
경기 및 타석수 기준으로 올해 최장 기간 무홈런 행진 중인 저지는 양키스가 22경기를 남겨 놓은 가운데 지금까지의 페이스를 적용하면 59홈런을 칠 수 있다. 2년 전 자신이 세운 AL 한 시즌 최다인 62홈런은 물론 60홈런도 산술적으로 버거워 보인다.
확실히 타격감이 떨어진 모습이다. 9경기에서 타율 0.176(34타수 6안타), 홈런 없이 2타점 3득점 7볼넷 15삼진을 기록했다. 시즌 초반 부진을 연상시킨다. 저지는 지난 5월 3일까지 시즌 첫 33경기에서 타율 0.197, 6홈런, OPS 725로 심각한 부진을 나타냈다.
무홈런 동안 타율은 0.333에서 0.323, OPS 1.202에서 1.157로 하락했다. 양 리그를 합쳐 홈런, 타점, 출루율(0.455), 장타율(0.702), OPS 1위지만, 남은 시즌 페이스가 더욱 처질 경우 MVP를 장담할 수는 없다. 캔자스시티 로열스 바비 위트 주니어의 기세가 워낙 뜨겁기 때문이다.
위트 주니어는 타율 0.339로 전체 1위이고, 30홈런, 97타점, 117득점, 190안타, 28도루, OPS 1.004를 마크 중이다. 타율 뿐만 아니라 득점과 안타도 양 리그 통합 1위다. 또한 도루 2개를 추가하면 2년 연속 30-30도 달성한다.
1회초 1사 2루서 첫 타석에 들어간 저지는 텍사스 선발 네이선 이발디의 초구 90.6마일 한복판 커터에 힘있게 방망이를 휘둘렀지만, 좌익수 쪽으로 높이 뜨는 플라이로 아웃됐다. 타구속도는 103.9마일로 하드히트였지만, 발사각이 55도로 정타, 즉 배럴(barrel)은 아니었다.
0-2로 뒤진 3회 2사 1,2루 찬스에서는 이발디로부터 스트레이트 볼넷을 골라 걸어나갔지만, 후속타 불발로 득점을 올리지는 못했다.
후안 소토의 투런홈런으로 양키스가 2-5로 따라붙은 5회초 저지는 2사후 주자 없는 가운데 세 번째 타석에 들어가 3구 삼진을 당했다. 투스트라이크에서 이발디의 3구째 97.3마일 몸쪽 스트라이크를 우두커니 지켜본 뒤 돌아섰다.
2-10으로 뒤진 8회 무사 1루서는 3루수 직선타를 쳤다. 상대 좌완 월터 페닝턴의 91.3마일 몸쪽을 파고드는 커터를 잡아당긴 것이 3루수 조시 정의 정면을 향했다. 이어진 8회말 수비 때 양키스는 저지, 소토, 알렉스 버두고로 이어지는 외야진 3명을 모두 교체했다. 경기 포기 선언이다.
전날까지 저지와 함께 8경기 연속 무홈런에 그쳤던 소토는 이날 시즌 38호 홈런을 포함해 3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 1볼넷의 맹타를 휘둘렀지만, 다른 타자들은 방망이 신통치 않았다. 양키스 선발 마커스 스트로먼은 3⅔이닝 9안타 5실점으로 패전을 안았다.
저지의 부진과 함께 양키스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번 텍사스와의 3연전을 1승2패로 마친 양키스는 최근 3연속 루징시리즈를 당하며 80승60패를 마크했다. AL 동부지구 1위 볼티모어 오리올스(81승50패)와의 승차 0.5게임을 유지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