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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 "피터지는 구강 액션"…설경구→장동건 '보통의 가족', 웰메이드 서스펜스의 맛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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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지금껏 본 적 없는 웰메이드 서스펜스가 찾아온다. 배우 설경구, 장동건, 김희애, 수현이 영화 '보통의 가족'을 통해 관객들에 새로운 얼굴을 선보인다.

4일 오전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영화 '보통의 가족'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배우 설경구, 장동건, 김희애, 수현과 허진호 감독이 참석했다.

오는 10월 개봉하는 영화 '보통의 가족'은 각자의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던 네 사람이 아이들의 범죄현장이 담긴 CCTV를 보게 되면서 모든 것이 무너져가는 모습을 담은 웰메이드 서스펜스다.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덕혜옹주', '천문: 하늘에 묻는다'의 허진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보통의 가족'은 네덜란드 인기 작가 헤르만 코흐의 '더 디너'를 원작으로 한다. 연출을 맡은 허 감독은 "이 소설이 벌써 영화로 네 번째 만들어졌다. 그만큼 영화감독들이 만들고 싶은 이야기가 담겨있다"며 "이 소설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들이 지금 한국 사회와 제가 사람에 대해 궁금했던 것들을 많이 담고 있더라. 원작과 차별점은 이야기를 한국적으로 가져오면서 그에 맞는 상황들이 많이 들어가지 않았나 싶다"고 설명했다.

충무로를 대표하는 배우들의 열연에도 기대가 모아진다. 설경구는 물질 우선주의 변호사 재완으로 분했다. 그는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해 "냉철하고 이성이 지배하는 인물이다. 물질적인 풍요로움이 가족을 보호해 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살인범도 무죄추정의 원칙에 의해서 변호한다"며 "저에게 주어진 평범한 삶을 살다가, 상황에 닥쳤을 때부터 이성을 지키느냐 올바른 판단을 하느냐 갈등을 한다"고 전했다.

장동건은 지난 2018년 개봉한 영화 '창궐' 이후 6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왔다. 도덕적이고 정의로운 인물 재규로 분한 그는 "원리 원칙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어린 환자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한다"며 "다정다감한 인물인데,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도 자신과 같은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길 바라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극 중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느낀 어려운 점에 대해 "'나라면 어떨까' 생각하면서 연기했는데, 실제 아이가 있으니까 더 구체적으로 상상하게 되더라. 하기 싫은 상상을 하면서 연기를 해야 해서 그런 부분이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특히 설경구와 장동건은 '보통의 가족'을 통해 처음으로 형제 호흡을 맞췄다. 이에 설경구는 "(장동건과) 형제 호흡 부담스러웠고, 감독님께 '저희 둘이 닮았나요?'라고 물어봤다"며 "서로 알고 지낸 지는 꽤 됐는데, 제 머릿속엔 판타지 같은 배우였다. 이번에 같이 하게 돼서 좋았고, 되게 깊은 사람이라는 걸 느끼게 됐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장동건은 "선배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사적으로 알고 지낸 지 꽤 오래됐다. '보통의 가족'을 통해 처음으로 호흡을 맞춰봤는데 예전부터 배우로서도 그렇지만 형으로서도 참 좋아하는 형이었다. 제가 술을 잘 마시진 못하는데, 한 번은 모임 같은 곳에서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잠깐 잠이 든 적 있었다. 근데 일어나 보니 선배님의 무릎에 머리를 댄 채 자고 있었더라. 그때부터 이미 마음속으론 제 형이었다. 이번 작품에서 형제 호흡을 맞추게 됐다고 해서 기뻤고, 실제 촬영장에서도 대사를 주고받으면서 많은 걸 배웠다"고 말했다.

김희애는 모든 일을 완벽하게 수행하는 워킹맘 연경을 연기했다. 김희애는 "번역가이고, 지적인 여성 역할을 맡았다. 편찮으신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면서 열심히 사는 슈퍼우먼이다. 아이의 범죄 현장을 목격한 후에는 원리 원칙주의자인 남편과 혼란을 겪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촬영 현장 분위기에 대해 "그동안 배우 생활하면서 만날 수 있는 배우들이 많지 않았다. 세 분도 오래 하셨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만났다. 설경구 씨는 '더 문'을 함께 했지만 따로 만난 적은 없었다"며 "다들 아시겠지만,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들임에도 불구하고 성실하게 임했다. 그런 점들이 이분들을 롱런하게 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고 감탄했다.

'보통의 가족'을 통해 국내 스크린에 데뷔한 수현은 "이전에 한국 영화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는데, 뭔가 그때만 해도 저에게 맞지 않은 옷 같아서 인연이 되지 않았다. 반면 지수는 제가 공감할 수 있는 부분도 있기도 하고, 허진호 감독님과 함께 작업을 해서 재밌고 신기했다. 감독님과 작업을 하는 게 제 버킷리스트였다. 감독님의 전작에서 여성 캐릭터들이 참 매력 있었는데, 이렇게 인연이 닿게 돼서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수현은 진실을 냉철한 시선으로 지켜보는 지수 역을 맡았다. 그는 "뻔해 보이는 젊은 와이프"라며 "어린아이가 있고 부모가 되는 걸 배우면서 성장해 간다. 이 가족들 사이에서 뜬금없이 자신의 생각을 던지는데 여운을 남긴다. 본인도 부모로서 어떤 선택이 맞는지 알아가고, 신념이 조금 더 강해지는 과정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보통의 가족'은 전 세계 유수 영화제에 총 19회 초청받으며, 일찌감치 뛰어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설경구는 "감독님은 현장에 오는 게 즐거웠다고 하셨는데, 배우들은 굉장히 긴장을 하고 가서 두려웠다. 아마 옛날 필름으로 찍었으면 한 통으로 못 찍었을 정도로 긴 시간 동안 촬영을 했어야 했다. 그런 과정이 짜릿할 수도 있지만, 캐릭터에 집중해서 몰입하지 않으면 놓치게 된다"며 "피 터지는 액션 영화는 아니지만, 그에 못지않은 '구강 액션' 영화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오는 강렬함이 있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