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4연승을 질주하며 가을야구를 향한 마지막 의지를 불태우는 롯데 자이언츠. 자칫하면 큰 걸림돌이 될 뻔한 위기를 넘겼다.
롯데 구단은 2일 손등에 사구를 맞아 교체됐던 손호영의 상태에 대해 "검진결과 부상 부위에 특이사항이 없다. 단순 타박상"이라고 전했다.
전날 손호영은 잠실 두산 베어스전 첫 타석에서 두산 선발 조던 발라조빅의 149㎞ 직구를 오른 손등에 강타당했다. 맞자마자 오른손을 부여잡으며 통증을 호소하는 손호영의 모습은 보는 이들을 무거운 걱정으로 빠뜨렸다.
손은 특별한 보호대를 착용하지 않는데다 살도 거의 없고, 수많은 뼈로 이뤄져있는 부위다. 공에 맞으면 가장 아프고, 또 부상이 잦을 수밖에 없다.
손호영은 뒤이은 레이예스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하지만 더그아웃에서 살펴본 결과 경기를 계속하기는 무리라는 판단. 결국 1회말 수비를 앞두고 곧바로 교체됐다.
롯데는 이날 연장 혈투 끝에 4대3으로 힘겨운 승리를 따내며 가을야구의 희망을 이어갔지만, 팀내 홈런 1위이자 중심타자인 손호영의 부상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2일 오전 청담 리온정형외과에서 X레이, CT, 초음파 등 다방면의 검진을 시행한 결과 '특이사항 없음'이란 결과가 나옴에 따라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게 됐다.
손호영은 말그대로 올해 프로야구가 낳은 스타, 롯데의 복덩이다. '150㎞ 사이드암' 우강훈과의 맞트레이드 때만 해도 논란이 됐지만, 잦은 부상과 두터운 로스터에 오랫동안 묻혀있던 유망주를 잘 발굴한 대표적인 케이스가 됐다.
배트 스피드가 좋고, 수비도 견고하다. 올해 79경기에서 타율 3할3푼9리(301타수 102안타) 17홈런 6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71의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레이예스-전준우-윤동희-나승엽-고승민 등과 함께 팀 타선의 중추를 이루고 있다. 특히 홈런은 팀내 1위다. 5~6월에 걸친 장기부상에도 롯데가 완벽한 회복을 위해 숨죽여 기다린 보람이 있다.
롯데는 현재 56승62패3무로 6위 한화 이글스에 승차없는 7위다. SSG 랜더스를 8위까지 밀어내고, '5강 마지노선' 숙적 KT 위즈에 2경기반 차이로 따라붙었다.
롯데는 정규시즌 잔여경기가 가장 많은 팀중 하나다. 10개 구단 중 가장 적은 121경기를 치러 아직도 23경기가 남아있다. 자칫 손호영의 부상이 컸다면 가을야구 도전 구도에 치명타가 될 수 있었다. 다행히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게 됐다.
대구=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