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한 번 보고 싶다."
SSG 랜더스 이숭용 감독이 우완 언더핸드 박종훈(33)을 두고 내놓은 답이다.
지난 6월 16일을 끝으로 1군 엔트리에서 자취를 감춘 박종훈. 퓨처스(2군)팀에서 칼을 제대로 갈아왔다. 31일까지 퓨처스리그 성적은 15경기 73⅔이닝 7승3패, 평균자책점 1.95다. 피안타율이 1할6푼3리에 불과하고, 볼넷 29개를 내준 반면 탈삼진을 88개나 뽑아냈다.
박종훈은 올 시즌 1군 9경기에서 30⅓이닝 1승4패, 평균자책점 7.71로 부진했다. 8번 선발 등판했으나, 5이닝 이상 투구가 2번에 불과했다. 1군 등판 후 퓨처스 재정비를 몇 차례 거쳤으나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고, 결국 1군 명단에서 자취를 감췄다.
퓨처스팀에서 다시 재정비를 시작한 박종훈. 그런데 8월 말부터 변화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8월 28일 NC전에 구원 등판해 2이닝을 소화한 박종훈은 31일 두산과의 퓨처스리그 경기에도 구원 등판해 1이닝을 막았다. 지난 8월 8일 구원 등판(두산전 1⅔이닝)까지 포함하면 8월에만 3번이나 불펜에서 출발했다. 그동안 선발 자원으로 분류돼 왔던 그의 모습을 떠올리면 물음표를 띄울 만.
SSG 이숭용 감독의 고민이 어느 정도 투영된 결과다. 이 감독은 1일 확장엔트리 발표를 앞두고 박종훈의 활용법에 대해 "고민 중"이라면서도 "최근 불펜에서 조금씩 던져보라고 이야기를 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올해도 올해지만, 내년도 고민해야 한다. 선발 자리는 내년에 따로 구상하는 부분이 있고, 마무리캠프에서 살펴볼 자원들이 있다"며 "박종훈은 선발 경쟁을 하겠지만, 불펜에서 던지는 모습도 한번 보고 싶다. 불펜 요원은 많을수록 좋다"고 설명했다. 예고대로 박종훈은 확장엔트리 시행일인 1일 다시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마지막 순간까지 5강 불씨 살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SSG다. 5위 KT에 2.5경기차로 뒤진 상황. 남은 경기에서 5할 이상 승률을 기록해야 가을야구행 티켓을 잡을 수 있다. 그러나 선발-불펜에 걸친 마운드 부진이 좀처럼 해결되지 않는 상황.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의 합류와 활용법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