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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우고 싶다" 80% 컨디션→감독 만류→복귀 자처, 이대호 제친 해결사…이제 전설로 향한다[SC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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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해결사'가 또 한 번 역사를 썼다.

최형우는 31일 대구 삼성전에서 4타점을 기록했다. 이 타점으로 최형우는 올 시즌 100타점에 성공했다. 2020시즌(115타점) 이후 4년 만의 100타점 시즌. 또 만 40세8개월15일만에 100타점을 채우면서 이대호가 갖고 있던 한 시즌 100타점 최고령 기록(만 40세3개월12일)을 넘어서는 데 성공했다. KBO리그 역사에 만40세에 100타점을 넘긴 건 최형우와 이대호, 이승엽(현 두산 감독·2016시즌) 단 세 명 뿐이다.

최형우는 지난달 초 우측 내복사근 미세손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2주후 재검진 결과 상당 부분 회복했다는 판정을 받았고, 퓨처스(2군)팀에서 3경기에 나서 아치도 그렸다. 그러나 100% 컨디션은 아니었다. 때문에 KIA 이범호 감독은 최형우에게 좀 더 시간을 줄 참었다.

이럼에도 최형우는 복귀를 자처했다. "전혀 문제 없다"며 이 감독을 설득했다. 뜨거운 복귀 의지에 결국 이 감독도 만류 의사를 접을 수밖에 없었다.

복귀 후 최형우는 펄펄 날고 있다. 1군 복귀전 첫 타석에서 홈런포를 쏘아 올리더니, 올 시즌 최대 승부처로 꼽힌 2위 삼성과의 난타전에서 귀중한 4타점을 몰아쳤다. 자신의 별명대로 '해결사'다운 모습을 선보이며 페넌트레이스 우승 진군에 힘을 보태고 있다.

최형우는 "솔직히 타점 부문 1위보다는 100타점을 채우고 싶어 돌아왔다"고 고백했다. 그는 "타점 1위는 크게 바라지 않는다. 그러나 100타점은 이제 거의 다 왔으니 다시 한 번 해보고 싶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100타점 고지를 넘어선 최형우, 이젠 또 다른 도전에 나선다. 2016시즌 이승엽이 세운 118타점이 목표. 현재 타격 페이스와 남은 경기 수를 고려하면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다. 오스틴 딘(LG·117개)이 쥐고 있는 타점 선두 자리도 거리는 있지만 역전에 도전해 볼 만하다. 역대 KBO리그 최고령 타점왕 기록은 2005년 래리 서튼(현대)이 세운 만 35세. 최형우가 타점왕까지 오른다면 KBO리그 최소 '40대 타점왕'이 탄생하게 되는 셈이다.

KIA 입단 첫 해 V11에 일조했던 최형우. 2021시즌 안과 질환 및 부진이 겹친 뒤 '에이징 커브'라는 달갑잖은 꼬리표가 붙었던 그는 보란 듯 반등해 시계 바늘을 거꾸로 돌리고 있다. 부상 복귀 첫 타석에서 홈런포를 쏘아 올린 그의 모습을 본 후배들조차 "영화 같이 산다"고 부러움 섞인 농을 칠 정도. 그라운드에 설 때마다 환희와 감동을 몰고 다니는 그는 이제 전설로 향하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