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충격 그 자체다.
이젠 누구도 믿을 수 없을 정도다.
LG 트윈스가 또 충격의 역전패를 당했다. LG는 29일 잠실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홈경기서 5-3으로 앞선 8회초 함덕주가 오재일에게 솔로포를 맞아 1점차로 쫓겼고, 1사 2루서 마무리 유영찬을 투입했는데 유영찬이 만루 위기에서 로하스에게 싹쓸이 2루타에 추가 적시타까지 맞아 7대8로 패했다. 5-8에서 9회말 2점을 추격했으나 끝내 동점을 만들지 못했다.
LG는 전날인 28일에도 문보경의 스리런포로 4-1로 앞섰다가 8회초 셋업맨 김진성이 8회초에 대타 오윤석에게 솔로포를 맞고, 황재균에게 투런포를 맞아 동점을 허용했고, 10회초에 박명근과 이지강이 대거 4점을 내줘 4대8로 역전패를 당했다. 선발 최원태가 7이닝 1실점의 엄청난 호투를 했지만 승리를 지켜주지 못했다.
그리고 29일엔 선발 손주영이 1회초에 3점을 내줬지만 이후 6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아 6이닝 3실점의 퀄리티스타트로 선발의 의무를 다했다. 타선도 3회 3점, 4회 2점을 내 5-3으로 리드.
7회초엔 1선발 에르난데스가 등판해 삼진 3개를 잡아내며 승리 분위기를 이어갔다.
이제 8회 함덕주-9회 유영찬으로 승리를 지키면 되는 일.
6회 1사 1,2루, 7회 2사 1,2루의 추가 득점 기회를 놓친 부분이 조금 아쉽긴 했지만 2점차를 함덕주와 유영찬이 충분히 막아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전날처럼 8회초 대타 홈런이 LG에게 불안감을 가져왔다.
함덕주가 선두 5번 문상철 대신 나온 오재일에게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얻어맞았다. 단숨에 5-4, 1점차가 됐다. 함덕주는 이어 강백호에게 볼넷을 내줬고 배정대의 희생번트로 1사 2루까지 허용했다.
LG는 결국 '최후의 보루'인 유영찬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전날 9회초를 삼자범퇴로 잘 막아냈던 유영찬은 이날은 달랐다. 제구가 잘 되지 않았다. 불안한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김민혁에게 볼넷을 내줬다. 그리고 심우준에겐 빗맞힌 타구를 유도하는 것까지는 성공했는데 하필 타구가 가는 곳에 수비수가 없었다. 2루수 신민재가 2루 가까이에 위치해 있다보니 1-2루간이 넓었고 심우준이 친 타구가 그 사이로 굴러가면서 우전안타가 됐다. 1사 만루.
1번 로하스와 만난 유영찬은 초구 포크볼로 헛스윙을 유도한 뒤 2구째 또한번 포크볼을 던졌는데 이번엔 통하지 않았다.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간 공을 로하스가 제대로 받아쳤고 우중간 깊숙히 날아갔다. 주자 3명이 모두 홈으로 들어간 싹쓸이 2루타.
유영찬은 오윤석과의 대결에서 풀카운트 승부를 펼쳤고, 148㎞의 직구를 가운데 낮게 던졌다. 그러나 이 공을 오윤석이 정확히 받아쳐 중전안타로 만들어냈다. 5-8. 결국 이종준으로 교체.
LG가 9회말 박동원의 안타와 오지환의 2루타, 그리고 이어진 1사 2루서 대타 김범석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2점을 뽑아 7-8을 만들었다. 결국은 오윤석에게 추가 타점을 준 것이 뼈아픈 점수가 되고 말았다.
LG는 29일 김진성, 30일 함덕주 유영찬 등 주축 필승조 3명이 모두 부진하며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KT와의 3연전서 국내 선발 3명이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는데도 이를 지켜주지 못한 것은 뼈아플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7일엔 임찬규가 6이닝 동안 3안타 무실점을 기록했고, 6대1의 승리를 거둬 승리투수가 됐지만 28일엔 최원태가 7이닝 1실점을 기록했지만 4-1의 리드를 지키지 못해 패했다. 29일에도 손주영이 6이닝 3실점을 했지만 또 역전패.
선발이 잘 던지고 있는데도 불펜, 그것도 그나마 믿고 있던 필승조가 이틀 연속 역전패를 당했다는 점은 LG로선 더더욱 어려운 상황으로 몰고갈 수밖에 없다. 3점 정도는 지킬 수 없다는 인식이 강해질 수밖에 없고, 선발은 더 잘 막아야 하고, 타자들도 더 많은 점수를 뽑아야 한다는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
이제 21경기밖에 남지 않았는데 불펜이 최악의 상황에 빠졌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