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결승전, '동해안 더비' 대진이 성사됐다.
울산 HD와 포항 스틸러스가 28일 펼쳐진 코리아컵 4강 2차전에서 각각 광주FC, 제주 유나이티드를 꺾고 나란히 결승에 안착했다.
명운을 건 뜨거운 한판 승부였다. 코리아컵은 단순히 우승 영광만 갖는 게 아니다. 다음 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직행권까지 획득한다.
4강 원정 1차전, 야고의 결승골로 1대0으로 신승한 울산이 이날 오후 7시 문수축구경기장에서 패기의 광주를 마주했다. 전반 13분 코너킥 찬스에서 '수트라이커(수비수+스트라이커)' 임종은이 날아올랐다. 이명재의 크로스를 머리로 밀어넣었다. 임종은의 시즌 1호골이자, 김판곤 감독 부임 후 한국선수의 첫 골이었다. 광주는 후반 시작과 함께 오후성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교체 카드가 적중했다. 후반 2분 오후성의 벼락같은 중거리 슈팅이 골망을 갈랐다. 1-1, 울산도 물러설 수 없었다. 후반 9분 마테우스가 득점포를 가동했다. 김민우-주민규의 패스에 이은 오른발 슈팅이 골망을 흔들었다. 4월 요코하마(일본)와의 2023~2024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4강 2차전 헤더골 이후 첫 '골맛'을 본 마테우스가 울산 팬들에게 절을 올렸다. 그간의 부진에 대한 미안함을 전했다. 패색이 짙은 상황, 광주는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 44분 오후성이 멀티골로 재차 2-2 동점을 만들었다. 지키려는 울산과 뒤집으려는 광주의 전쟁은 후반 추가시간까지 이어졌다. 결국 울산이 2대2 무승부를 지켜내며, 합산 스코어 3대2, 결승행에 성공했다. 2020년 준우승 이후 4년 만의 결승행, 2017년 첫 코리아컵 우승 이후 7년 만의 정상 탈환에 도전한다.
오후 7시30분 포항 스틸야드에선 '디펜딩챔피언' 포항이 제주와 격돌했다. 4강 원정 1차전에서 2대2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양팀 모두에게 '이겨야 사는 전쟁'이었다. 최근 리그 4연패로 선두권과 멀어진 포항도, 3연패로 강등권에 추격을 허용한 제주도 승리가 절실했다. 전반 5분 만에 포항이 안재준의 득점으로 앞서가며 경기가 쉽게 풀리는 듯했지만 전반 23분 제주 헤이스의 헤더 동점골이 터졌다. 치열한 공방전 끝에 후반 36분 희비가 엇갈렸다. 안재준이 때린 슈팅이 빗맞았는데 운이 따랐다. 골키퍼 김동준이 잡았다가 놓친 공을 포항 어정원이 밀어넣으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포항이 2대1승, 1-2차전 합산 4대3으로 결승에 올랐다. 지난해에 이은 2연패와 함께 역대 최다 통산 6회 우승에 도전하게 됐다.
울산과 포항의 '동해안 더비' 결승전은 11월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단판 승부로 펼쳐진다. 당장 31일 리그 29라운드 맞대결에 이어 코리아컵 결승에서 또 만난다. 김판곤 울산 감독은 "4년 만에 결승에 오르게 됐다. 코리아컵 우승에 도전할 기회가 생겨 기쁘다"면서 "동해안 더비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 울산 팬들이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신단 걸 잘 알고 있다. 가장 좋은 경기력으로 이길 확률을 높이는 데 집중하겠다. 이기고 싶다. 그리고 이겼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태하 포항 감독도 2연패 야심을 감추지 않았다. "11월 말이면 체력, 부상 등 변수가 나올 것이다. 그때까지 더 단단한 팀을 만들어서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 올해부터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결승전이 열린다. 역사적인 장소에서 꼭 우승하고 싶다"며 필승 각오를 다졌다. 울산=김가을 기자·포항=한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