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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이 살아 움직이나...' 쉬운 병살인데 공이 글러브에서 튀어 나오고, 주자 맞고 외야로 굴러가. '킬러'도 실책엔 장사없다[잠실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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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혼돈의 2회말이었다.

LG 트윈스가 '천적'인 KT 위즈 웨스 벤자민을 상대로 적시타 없이 2점을 뽑았다. KT의 아쉬운 실책에 행운이 더해진 결과다.

LG와 KT의 27일 잠실 경기. 상대에 강한 '킬러'들의 대결이었다.

LG는 임찬규, KT는 벤자민이 선발 등판했는데 둘 다 상대에게 강했다.

임찬규는 3경기서 2승무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첫 만남인 4월 5일 잠실 경기서 3⅔이닝 6안타(1홈런) 5볼넷 4실점으로 좋지 않았지만 5월 17일 수원 경기서 5⅓⅓이닝 7안타(1홈런) 2볼넷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6월 23일 잠실 경기서도 5이닝 3안타(1홈런) 4볼넷 1실점으로 또 한번 승리를 챙겼다. 출루를 많이 허용하긴 했지만 위기를 잘 넘겼다.

벤자민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LG에 강했다. 지난해 5경기에 등판해 4승무패 평균자책점 0.84를 기록했다. 피안타율이 1할6푼5리에 불과했고,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도 겨우 0.68였다. 4번의 퀄리티스타트와 2번의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를 기록할 정도로 LG 타선에 강했다.

올해도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3경기에 등판해 1승무패, 평균자책점 1.47로 좋다. 피안타율 1할9푼7리에 WHIP도 1.04다.

4월 6일 잠실 첫 만남에서 6이닝 3안타(1홈런) 3볼넷 1실점을 기록했고, 6월 9일 수원 경기에서는 5⅓이닝 동안 3안타 3볼넷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6월 21일 잠실 경기에서 7이닝 6안타 1볼넷 2실점.

2위 삼성을 쫓아야 하는 LG와 5위를 지켜야 하는 KT로서는 상대팀에 좋은 성적을 올린 킬러들의 대결에서 승리를 챙겨야 하는 입장. 타자들이 얼마나 선발을 빨리 무너뜨리느냐가 중요한 경기.

2회 첫 공방에서 희비가 갈렸다.

KT가 2회초 선두 5번 황재균의 안타와 6번 배정대의 볼넷으로 무사 1,2루의 찬스를 만들었다. 7번 오윤석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 임찬규는 굳이 심우준과 승부하지 않고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다. 1사 만루. 그리고 장성우 대신 나온 9번 조대현이 우측으로 안타성 타구를 쳤다. 그러나 2루수 신민재가 슬라이딩 캐치로 잡은 뒤 2루-1루로 이어지는 병살로 연결했다.

LG도 곧바로 2회말 찬스를 만들었다. 1사후 5번 김현수의 몸에 맞는 공과 6번 박동원의 좌전안타로 1,2루가 됐다. 7번 오지환의 타구에서 상황 발생. 평범한 2루수앞 땅볼이었는데 2루수 오윤석의 토스를 2루에서 기다리던 유격수 심우준이 잡았다가 놓치고 말았다. 그리고 심우준이 다시 공을 잡아 2루로 오는 박동원을 태그하려 했는데 달려오던 박동원의 다리에 글러브가 맞고 공이 좌측 외야로 튀고 말았다. 그사이 3루까지 갔던 김현수가 홈을 밟았고, 박도원이 3루, 오지환이 2루까지 진루. 박해민의 땅볼 타구를 유격수 심우준이 잡아 홈으로 뛰는 박동원을 태그시켜 잡아 2사 1,3루.

구본혁 타석 때 LG가 작전을 걸었다. 1루주자 박해민이 2루로 달렸고 포수 조대현이 2루로 공을 뿌렸고 이때 2루로 달리던 박해민은 가다가 멈추고 3루주자 오지환이 홈으로 달렸다. 2루수 오윤석이 잡고 홈을 봤으나 이미 늦었다고 판단, 박해민에게 달려가 협살로 잡아내며 이닝을 끝냈다.

KT와 LG에게 모두 찬스가 왔고 병살 기회가 왔으나 LG 수비진은 병살을 완성하며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긴 반면, KT는 실책이 나오며 결국 2점을 내주고 말았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