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뉴진스 엄마'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기습적으로 열린 이사회를 통해 전격 해임돼 충격을 안겼다. 하이브는 곧장 민희진 전 대표의 자리를 김주영 어도어 전 사내이사로 채우며 물갈이에 나섰고 민희진 전 대표가 "주주간 계약 위반"이라며 맞서며 날을 세웠다.
어도어는 27일 3시 55분 보도자료를 통해 "당사는 27일 이사회를 열고 김주영 어도어 사내이사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김주영 신임 대표이사는 다양한 업계에서 경험을 쌓은 인사관리(HR) 전문가로서 어도어의 조직 안정화와 내부정비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고 성명을 냈다.
예상치 못했던 어도어의 기습 발표로 가요계가 혼란에 빠진 가운데 어도어는 '해임'된 민희진 전 대표의 향후 거처에 대해 "민희진 전 대표는 대표이사에서는 물러나지만 어도어 사내이사직을 그대로 유지한다. 뉴진스의 프로듀싱 업무도 그대로 맡게 된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제작과 경영을 분리해 운영하겠다고 밝힌 어도어는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로 모든 레이블에 적용됐던 '원칙'을 꺼냈다. 어도어는 "다른 모든 레이블에 일관되게 적용돼왔던 '멀티레이블 운용 원칙'이었으나, 그간 어도어만 예외적으로 대표이사가 제작과 경영을 모두 총괄해왔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혼란스러울 팬심을 달랠 코멘트도 잊지 않았다. 어도어는 "이번 인사와 조직 정비를 계기로 어도어는 뉴진스의 성장과 더 큰 성공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고 안심시켰다.
어도어, 넓게는 하이브의 공식적인 민희진 해임 발표에 가장 당황한건 민희진 전 대표 당사자였다. 민희진 전 대표의 법률대리인 세종 측은 27일 스포츠조선을 통해 "대표이사 변경건으로 이사회를 연다는 사실을 지난 24일에 기습적으로 연락받았고 오늘(27일) 유선 상으로 (이사회에) 참여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민희진 전 대표의 의사와 관계 없이 이뤄진 결정이다. (어도어 대표직 해임) 자체가 주주간 계약 위반 사항이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당연히 민희진 전 대표가 대표직 해임 이후에도 계속해서 뉴진스 프로듀싱 업무를 맡게 된다는 하이브의 일방적 입장 발표에도 불쾌감을 전했다. 민희진 전 대표 측은 "뉴진스 프로듀싱을 계속 한다는 부분도 사전 협의가 된 것은 아니다. 일방적 통보였다"고 성토했다.
민희진 전 대표가 법률대리인을 통해 언론에 입장을 전하자 곧바로 하이브도 이를 조목조목 반박하는 입장을 배포했다. 하이브는 민희진 전 대표 해임 발표 후 약 3시간 뒤인 이날 6시 35분쯤 어도어의 이름으로 두 번째 보도자료를 냈다. 어도어는 "금일 어도어 이사회는 안건 통지, 표결 처리까지 모두 상법과 정관이 정한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됐다"며 "이사회 개최 일정은 민희진 전 대표가 연기를 희망해온 날짜 가운데 정한 것이다"고 반박했다.
이어 "민희진 전 대표는 화상으로 이사회에 참석한 가운데, 이사회는 충분한 논의를 거친 후 어도어와 뉴진스의 미래를 위해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강조했다.
민희진 전 대표의 입장을 따져봤을 때 하이브는 사흘 전 이사회 개최를 기습적으로 통보했다. 하지만 하이브는 이사회 개최 일정이 기습적이지 않았다고 주장해 맞섰다. 민희진 전 대표가 희망해온 날짜 가운데 정했고 적법한 절차하에 진행됐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더불어 뉴진스 프로듀싱에 대한 의견 차도 보였다. 민희진 전 대표는 대표직에 해임 후 어도어 전반 경영 대신 뉴진스 프로듀싱에 집중하게 된 사안에 "사전 협의가 된 것이 아니다"며 하이브의 일방적 통보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러한 민희진 전 대표의 입장에 하이브 측은 "뉴진스의 미래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는 뼈 있는 메시지를 던졌다. 이는 뉴진스의 목숨줄을 쥐고 있는 하이브의 무언의 압박인 셈이다. 하이브로부터 '해임' 당한 '뉴진스 맘' 민희진 전 대표가 뉴진스를 지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