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한화의 푸른 기운, 부산도 점령할까.
한화 이글스는 주중 부산 원정 일정이다. 롯데 자이언츠와 3연전을 벌인다. 지난 주말 두산 베어스와의 3연전, 19년 만에 스윕을 달성하며 기세가 하늘을 찌른다. 이번 롯데 3연전까지 우세를 점하면 정말 5위가 눈앞으로 다가올 수 있다.
한화의 원정 유니폼은 회색, 검정색 2가지다. 그런데 이 유니폼들에 곰팡이가 피었을지도 모른다. 언제 꺼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이기 때문.
한화는 부산에도 파란색 유니폼을 들고 갔다. 여름에 잠시 입기 위해 만든 '썸머 유니폼'이었다. 처음에는 촌스럽다고 난리였다. 그런데 이게 웬일. 승리의 부적이 돼버렸다.
이 유니폼을 입고 17경기 14승을 쓸어담았다. 전 시리즈 위닝이다. 한화도 처음엔 그냥 우연인가보다 했는데, 홈에서 원래 착용하던 흰색 유니폼을 입으니 귀신같이 루징 시리즈를 당했다. 다시 파란색 유니폼을 꺼내들었더니, 기적같이 상승세가 이어졌다.
이렇게 잘나가니 이 유니폼을 안입을 이유가 없다. 베테랑 김경문 감독도 파란 유니폼 얘기가 나오면 입가에 미소가 머금어진다. 김 감독은 "야구는 징크스를 만들면 안되는데"라고 하면서도 "승률이 너무 좋다. 뜻하지 않게 징크스가 생겼다"며 껄껄 웃었다.
김 감독은 "일단 시원해서 좋다. 이 유니폼이 처음 나왔을 때 굉장히 더웠다. 가벼워서 좋았는데, 이기니까 더 좋다. 다른 이유는 필요 없다. 이기면 좋다 무조건"이라며 파란 유니폼만큼 시원한 웃음을 선사했다.
이제는 아예 이 유니폼을 내년 정식 유니폼으로 도입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김 감독은 "사실 유니폼은 내가 관여할 영역은 아니다. 나는 선수들 열심히 뛰게 하는 동기부여하고, 이기게 하는 역할이다. 다만, 내년에 새로운 홈구장이 문을 연다. 거기에 맞춰 유니폼 등도 구단에서 새로운 생각들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