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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미의 교본'손준호의 열망"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국가대표 아빠 되고 싶다"[현장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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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 ]"아이들에게 국가대표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돌아온 MVP' 손준호(수원FC)가 국가대표 복귀를 향한 간절한 열망을 전했다.

손준호는 25일 K리그1 28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홈경기에 선발출전했다. 그 어느 때보다 동기부여가 충만한 경기였다. 손준호가 이달 초 기부차 방문한 수원 장안구 율전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이 매치볼을 전달했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 딸이 '에스코트 키즈'로 나섰다. 무엇보다 홍명보호에 새로 합류한 포르투갈 출신 주앙 아루소 수석코치, 티아고 마이아 전술분석 코치가 이날 수원-제주전 현장을 찾아 손준호 등 선수들의 움직임을 관찰했다. 손준호는 후반 13분 윤빛가람과 교체될 때까지 60분 가까이 종횡무진 활약했고, 언제나처럼 중원에서 확실한 중심을 잡으며 수원의 5대0 대승을 이끌었다.

경기 직후 만난 손준호는 "수원FC에 왔을 때 여름이적 시장 선수 중 가장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로 기억에 남고 싶다는 각오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손준호가 선발로 나선 6경기에서 수원은 4승1무1패로 강했다. 이에 대해 손준호는 "골을 넣는 화려한 위치는 아니지만 정말 팀에서 중심축을 잡아주는 위치고 또 팀에 필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위치라서 그런 부분들을 경기장에서 보여드리면 팀이 잘 된다는 생각으로 뛰고 있다"며 미소 지었다.

김은중 감독은 손준호에 대해 "수비형 미드필더의 교본과도 같은 선수"라고 극찬했다. "이미 리그 MVP를 통해 퀄리티가 증명된 선수인 만큼 따로 평가가 더 필요하지 않는 선수"라면서 "현재 80~90% 경기체력이 올라왔고 대표팀 합류는 시기의 문제"라는 의견을 냈다. 이에 대해 손준호는 "수비형 미드필드 자리에선 그 어떤 선수보다 자신이 있다. 그 어떤 선수와 경쟁해도 자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팀플레이'였다. "수비적으로 할 때 위치 선정을 잘 잡고 또 수비수들이 조금 편안하게 경기를 할 수 있게끔 커버도 많이 나가고 사이드 같은 경우는 풀백들이 사이드 윙어랑 1대1 상황이 났을 때 협력수비로 2대1 수비를 함으로써 크로스를 안 내주는 수비적 커버를 신경 쓰고, 공격할 때는 저희가 공을 빼앗겼을 시 수비 반응 포지션을 빨리 잡는 등 위치 선정에 항상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 전 홍명보호 코치진의 방문 소식을 들은 손준호는 "대표팀 수석코치님이 오셨다고 들었다. 오늘 비록 긴 시간은 뛰지 못했지만 제가 보여줄 수 있는 역할들을 많이 보여주려고 노력했고 제 장점을 많이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면서 뛰었다. 출전 시간이 생각보다 길지 않아서 어떻게 생각하실진 모르지만 후회 없이 경기를 뛰어서 큰 아쉬움은 없다"고 돌아봤다.

아빠의 경기를 응원하기 위해 부산에서 올라온 아내와 아들, 딸이 먼발치에서 아빠의 인터뷰를 지켜봤다. 국가대표 복귀는 아빠의 꿈이자 가족의 꿈이다. 손준호는 "아이들이 아빠가 축구하는 모습을 많이 보지 못했다. 오늘 아이들이 에스코트 키즈를 한 것도 아빠로서 굉장히 뜻깊었고 태극마크를 다시 달고 싶은 것도 아이들이 큰 동기부여다. 아이들이 이제 국가대표도 알고 아빠가 축구선수란 걸 유치원에 가면 자랑하고 다닌다. 이제 축구를 조금씩 알아가는 나이에 국가대표가 되면 더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가족들 때문에라도 꼭 다시 국가대표가 되고 싶다"고 했다.

지난해 중국리그에서 예기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3월 다시 한국 땅을 밟은 손준호는 다시 만난 K리그를 대하는 마음도 각오도 새로워졌다. 김은중 감독은 "한경기 한경기를 정말 소중하게 뛰는 모습이다. 후배들이 그런 자세를 배웠으면 한다"고 했다. 매순간 축구와 가족의 소중함, 팬들을 향한 감사를 품고 달린다. 힘든 시기, 변함없는 응원을 보내준 국민, 팬들에게 '나눔'을 통해 보답하겠다는 목표도 생겼다. 손준호는 "첫 승리수당을 지역아동센터에 기부했다. 어떻게 해서든 국민들이 응원해주시고 격려해주신 부분을 조금씩이라도 갚아가면서 살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팬분들 한분도 빠짐없이 사인을 다 해드리려 노력하고, 더 소통하려고 노력한다. 앞으로도 축구선수로 살아가는 동안 더 좋은 기회가 있다면 기부와 나눔을 통해 갚으면서 살아가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이 26일 발표한 2026년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오만과의 2연전 A대표팀 명단에 손준호의 이름은 없었다. 홍 감독은 손준호를 고심끝에 뽑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홍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가장 고민했던 포지션을 묻는 질문에 "미드필더와 좌우측 풀백"이라면서 "마지막까지 고민했다"고 했다. 홀딩 미드필더 포지션을 놓고 고민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미드필더는 전술적으로 기존 4-2-3-1, 4-3-3에서의 멀티 능력을 필요로 했다. 홀딩 미드필더의 경우 박용우와 정우영이 있었고 다른 경쟁자가 마지막까지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이 두 선수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경쟁자'는 손준호로 읽혔다. 이어 손준호를 발탁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홍 감독은 "손준호는 지금 계속 지켜보고 있지만 아직까지 명확하게 돼 있지 않은 부분이 있다. 앞으로 이 부분을 중국축구협회에 문의해 해결해야 한다. 그런 리스크가 있었다"고 답했다. 수원=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