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이민호(37)가 로코킹으로서 바라본 한수를 언급했다.
이민호와 김민하는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에서 애플TV+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 - Pachinko 시즌 2'(수 휴 극본, 리안 웰햄, 진준림, 이상일 연출)의 인터뷰에 임했다.
'파친코' 속 한수는 원작을 넘어서는 존재감과 매력을 더해가며 시청자들 사이에서 '쓰랑꾼'(쓰레기 사랑꾼)으로 불리는 중이다. 이에 이 같은 매력의 생성이 이민호라는 매력적인 배우를 캐스팅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온 바. 이민호는 "시즌1의 7화도 사실은 없던 에피소드다. 한수의 어린시절. 이게 어떻게 보면 영상화 작업을 하면서 조금은 더 드라마틱한 요소들이 생긴 것 같고, 한수에 대해 절대 선이던 사람이 절대악이 되는 모습을 친절하게 보여줌으로서 풍성해지길 원하는 지점이었던 것 같다. 제가 생각해도 한수가 섬세한데, 물론 지금 시대에 비하면 투박하기는 하지만, 제 생각보다 섬세한 지점들이 있었는데 그런 지점들은 요구에 맞춰서 원하는 바를 파악해서 순화하려 한 것 같다. 저는 잘생긴 외모 때문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로코킹'으로서 한수라는 캐릭터를 선택하기도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이민호가 연기한 한수는 현대 사회에서는 '데이트 폭력'으로 불릴 행동을 다수 하기도 하는 바. 로맨틱한 역할을 주로 해왔던 그의 선택에 의문을 더했다. 이민호는 "어떻게 보면 굳이 한수여서가 굳이 남자여서가 아니라 인간에게는 누군가 안에 폭력성이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시대를 거듭하며 이성적으로 사랑하고 법적인 체계 안에서 살아가는 규칙들이 많이 생겼잖나. 그 시대에는 그런 것들이 명확하지 않았기에 저는 그가 비도덕적이라 생각하지 않고 연기했던 것 같다. 합리적으로 가장 빠른 길, 도달할 수 있는 가장 적은 길을 선택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왜냐, 그게 생존에 유리하니까. 근데 그 생존의 방식이 폭력이 주가 되는 인물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사람은 지금 시대에는 있어서는 안 되지. 폭력은 안 된다"고 강하게 말했다.
특히 한류스타로서 일제강점기를 다루는 드라마에 출연하기는 쉽지 않았을 터. 이민호는 "저는 항상 '꽃보다 남자'라는 작품 이후에 작품을 결정할 때 심플한 사람인 것 같다. 그 뒤에 '상속자들'을 할 때도 스물 여섯이었는데 '교복을 또 언제 입을 수 있겠어' 했던 것 같고, '더 킹'이란 작품도 결정할 때 백마 탄 왕자의 이미지가 제가 의도해서 생긴 게 아니잖나. 이미 생긴 것. 백마까지 타고 끝내자 싶어서 졸업 작품이라 생각한 거다. '파친코'도 저의 새로운 동기가 절실할 때 만난 대본이고, 그 안에서 자유로운 경험을 하고 와서 앞으로는 어떤 작품이든지 사소한 것이라도 동하는 것이 있다면 결정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 같다. 한류스타도 제가 저를 한류스타라 부르는 건 아니잖나. 저의 의도와 상관없이 만들어진 것이라 언젠가 깨질 수 있는 이미지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파친코2'는 동명의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도서를 원작으로 한 시리즈로 지난 2022년 공개됐다. '파친코'는 스스로에게 떳떳하게 살기 위해 낯선 땅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온 강인한 어머니 선자(윤여정, 김민하)의 시선을 통해 사랑과 생존에 대한 광범위한 이야기를 4대에 걸친 연대기로 풀어낸 작품이다. 한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을 오가며 펼쳐지는 대서사시를 따뜻하게 담아낸 '파친코' 시즌 1은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 고담 어워즈를 비롯한 세계 유수 시상식을 석권하며 작품성을 입증했다.
'파친코'의 시즌 2는 총 8편의 에피소드로, 23일을 시작으로 매주 금요일 한 편의 에피소드를 애플TV+를 통해 공개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