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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완투수 2명으로 고시엔 우승이라니…교토 국제고 나카자키 31이닝 책임지고, 2학년생 니시무라 24이닝 ERA'0', 괴물들이 기적을 만들었다[민창기의 일본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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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생이 160명이고, 남학생이 73명뿐인 작은 학교가 일본 고교야구 최고 자리에 올랐다. 1947년 조선중학교로 출발한 한국계 교토 국제고가 제106회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여름 고시엔대회에서 우승했다. 23일 오사카 인근 효고현 니시노미야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도쿄 대표로 출전한 간토다이이치고(관동제일고)를 눌렀다. 1999년 팀이 출범한 후 25년 만에 첫 정상에 섰다.

교토 국제고가 고시엔구장 개장 100년을 맞은 해에 역사를 썼다.

다시 한번 고시엔구장에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大和·야마토)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로 이어지는 한국어 교가가 울려 퍼졌다. 공영방송 NHK를 통해 일본 전력에 생중계됐다.

팽팽한 투수전이 이어졌다. 교토 국제고는 9회까지 7안타를 치고도 점수를 못 냈다. 간토다이이치고도 9회까지 4안타 무득점에 그쳤다.

절체절명의 위기를 잘 넘겼다. 9회말 선두타자를 4구로 내보냈다. 이어진 2사 만루에서 마지막 타자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았다. 0-0에서 승부는 연장 10회 타이 브레이크로 이어졌다. 교토 국제고가 집중력을 발휘해 2대1로 이겼다. 주장이자 4번 타자인 후지모토 하루키는 "꿈만 같다. 머리가 하얗고 말이 안 나온다"고 소감을 전했다.

두 좌완 투수가 우승을 이끌었다.

결승전에 선발로 나선 3학년 생 나카자키 루이는 9이닝을 무실점으로 봉쇄했다. 연장 10회엔 2학년 생 니시무라 잇키가 마운드에 올랐다.

나카자키는 1회전부터 4경기에 등판해 31이닝을 던졌다. 평균자책점 1.45를 기록했다. 4경기 중 2경기는 9이닝 완봉승으로 마쳤다. 9이닝을 책임진 게 3경기다. 괴력에 가까운 역투를 했다.

니시무라는 4경기에 나가 24이닝 무실점,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그는 앞서 2경기 연속 9이닝 완봉승을 거뒀다. 21일 지벤가쿠엔(나라)과 4강전에는 5회 두 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해 무실점 호투를 했다. 0-2로 끌려가던 교토 국제고는 6회 타선이 폭발해 3대2 역전승을 거뒀다.

선후배가 서로를 신뢰했다.

올해 여름 고시엔대회에는 총 3441개팀이 참가했다. 도도부현 예선을 통과한 49개팀이 본선에 올랐다. 교토 지역엔 73개팀이 나왔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