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시픽리그는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독주가 계속된다. 3년 연속 정상을 지킨 오릭스 버팔로즈를 끌어내리고, 4년 만의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 아래에서 니혼햄 파이터스와 지바 롯데 마린즈가 엎치락뒤치락 2위 싸움을 이어간다.
2022~2023년 연속 꼴찌를 한 니혼햄은 시즌 초부터 2~3위를 오가며 선전하고 있다. 지난겨울 팀을 재정비한 니혼햄은 신조 쓰요시 감독 3년차에 분위기를 일신했다.
니혼햄은 지난 주말 오사카 원정 3연전에서 스윕을 당했다. 하위권에 처져 있는 오릭스에 일격을 당했다. 하지만 전력이 탄탄해진 올해는 긴 연패가 없다. 금방 벌떡 일어났다.
니혼햄이 20~22일 지바 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지바 롯데와 주중 3연전을 쓸어 담았다. 2위 경쟁 중인 지바 롯데와 승차를 3경기로 벌렸다. 이번 시즌 지바 롯데를 상대로 무려 17승(1무6패)을 올렸다. 퍼시픽리그 상대 5개팀 중 가장 많은 승리를 챙겼다.
3연승의 중심에 4번 타자 기요미야 고타로(25)가 있었다.
22일 3연전 마지막 경기. 지바 롯데 '괴물투수' 사사키 로키(23)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사사키는 지난 15일 니혼햄전에 선발 등판해 1⅓이닝을 던지고 교체됐다. 2회 아사마 다이키가 친 타구에 왼쪽 발목을 맞은 뒤 강판됐다. 다행히 큰 부상이 아니어서 6일을 쉬고 다시 니혼햄 타자들과 마주했다.
지바 롯데는 최근 흐름이 안 좋았다. 지난주 니혼햄과 소프트뱅크에 연달아 1승2패를 했다. 일주일 만에 다시 만난 니혼햄에 2연패를 했다. 사사키의 호투가 필요했다.
기요미야가 사사키와 지바 롯데를 무너트렸다. 4번-3루수로 선발출전해 사사키를 상대로 3연타석 안타를 터트렸다. 4대3 승리로 이어진 결승타까지 때렸다. 7승을 노린 사사키에게 시즌 4번째 패배를 안겼다.
3-3로 맞선 5회초 세번째 타석. 선두타자 3번 아사마가 번트 안타로 출루해 기회를 만들었다. 무사 1루에서 기요미야의 배트가 불을 뿜었다. 사사키가 던진 시속 157km 초구가 스트라이크존 바깥쪽 높은 코스에 걸쳤다. 이 공을 받아쳐 좌중 1타점 2루타로 만들었다. 3-3 균형을 깨트린 역전 결승타.
앞선 3회초 두번째 타석에선 동점타를 쳤다. 1사 1,2루에서 좌전 적시타를 터트려 2-2를 만들었다. 시속 141km로 낮게 떨어진 포크볼을 공략했다.
2회초 첫 타석. 선두타자로 나가 우중 2루타를 날렸다. 볼카운트 1B에서 시속 157km 몸쪽 높은 코스 빠른공을 받아쳤다. 다음 타자 5번 프란밀 레이예스가 우전 안타로 기요미야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사사키 상대 3타석 3타수 3안타 2타점. 3안타 중 2개가 2루타였다. 기요미야 공략에 실패한 사사키는 6이닝 6안타 4실점하고 내려왔다. 최고 시속 161km를 찍고 삼진 8개를 잡았는데, 제구가 흔들려 볼넷5개를 내줬다.
신조 감독은 22일 지바 롯데전까지 기요미야를 5경기 연속 4번에 넣었다. 감독의 승부수, 신뢰에 100% 부응했다. 기요미야는 20~21일 지바 롯데전에서 이틀 연속 2안타 2타점을 올렸다. 3연전에서 7안타, 4타점을 기록했다.
전반기에 부상과 부진으로 고전하다가 무더위와 함께 살아났다. 기요미야는 스프링캠프 시작을 앞둔 지난 1월 말, 오키나와에서 개인훈련을 하다가 왼발을 다쳤다. 시즌이 개막하고 3주가 지난 4월 말 1군에 합류해 9경기를 뛰고 2군으로 내려갔다. 타격 부진이 심각했다.
6월 중순 1군에 복귀해 서서히 좋아졌다. 지난 7월 타율 3할8푼3리(47타수 18안타), 8월에 3할4리(69타수 21안타)를 기록했다. 시즌 타율이 2할8푼3리(173타수 49안타, 8홈런 35타점)까지 올랐다.
그는 7월 20일의 지바 롯데전에 7번-1루수로 나가 3안타를 몰아쳤다. 다음 날인 21일 경기에선 홈런 2개를 포함해 4안타를 때렸다. 올시즌 지바 롯데전 13경기에서 타율 3할5푼7리(42타수 15안타), 2홈런, 8타점을 기록했다.
1m84-94kg.와세다실업고 시절 기요미야는 '슈퍼스타'였다. 1학년 때부터 두각을 나타내 주축 타자로 활약했다. 1학년 생이 여름 고시엔대회 본선에 나가 2홈런을 터트렸다. 고교 통산 최다 기록인 111홈런을 쳤다. 그와 동년배를 '기요미야 세대'라고 부를 정도로 중심이 되는 선수였다.
2018년 신인 드래프트. 니혼햄을 비롯해 지바 롯데, 소프트뱅크, 라쿠텐 이글스, 한신 타이거즈, 요미우리 자이언츠, 야쿠르트 스왈로즈 등 7개팀이 기요미야를 1순위로 지명했다. 추첨을 거쳐 니혼햄 유니폼을 입었다.
프로 7년차. 아직까지 기대를 채워주지 못했다. 그는 2022년 한 시즌 개인 최다인 89안타 18홈런 52타점을 올렸다. 추첨에서 밀린 야쿠르트는 2018년 무라카미 무네타카를 1순위로 뽑았다. 무라카미는 2022년 56홈런을 때려 오사다하루(왕정치)를 넘어 일본인 타자 한 시즌 최다 기록을 세웠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