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투수 왕국'으로 불리는 KIA 타이거즈.
모든 구단의 부러움을 살 만한 마운드를 갖추고 있다. '대투수' 양현종 뿐만 아니라 이의리 윤영철로 이어지는 토종 선발진과 외인 원투펀치, 여기에 임기영 황동하 김도현 등 또다른 선발 자원까지 갖추고 있다. 불펜 역시 장현식 전상현 정해영으로 이어지는 'JJJ트리오'를 비롯해 최지민 이준영 곽도규 김대유 등 좌우 가릴 것 없이 다양한 유형을 구성을 갖추고 있다. 팀 타율 3할을 바라보는 '핵타선'은 말할 것도 없다.
사실 이런 KIA의 구성은 올해 반짝 이뤄진 게 아니다. 5위로 와일드카드결정전에 올랐던 2022시즌, 6위로 마감했던 2023시즌에도 투-타 모두 탄탄한 뎁스를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KIA가 올 시즌 큰 흔들림 없이 1위를 질주할 수 있었던 배경엔 마운드 안정이 자리잡고 있다. 21일까지 팀 평균자책점이 4.35로 1위다. 2022시즌(5.20)은 전체 6위, 지난해(4.13)엔 5위에 그쳤던 모습과는 딴판.
KIA의 오랜 숙제였던 '안방 불안'을 해소한 게 마운드 안정의 큰 원동력이 됐다.
지난해 7월 김태군 트레이드 영입이 '신의 한수'가 됐다. 안방 불안 해소를 위해 내야수 류지혁을 내주고 데려온 김태군은 베테랑 다운 든든한 리드와 수비력으로 KIA 안방 불안 해소에 큰 힘을 보탰다. 앞서 김민식 한승택 등 다양한 포수를 실험했음에도 수 년 간 답을 찾지 못했던 KIA 안방은 김태군 영입을 계기로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또 다른 시너지도 났다. 지난해 후반기 기회를 얻은 한준수가 급성장한 것. 2018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 이후 타격 재능에 비해 수비 성장이 더디다는 평가를 받아왔으나, 김태군과 호흡을 맞추기 시작한 뒤부터 공수 양면에서 눈에 띌 정도로 성장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올 시즌에는 김태군과 로테이션으로 1군에서 풀타임 시즌을 치르면서도 큰 기복 없이 페넌트레이스 완주를 향하고 있다.
올 시즌 KIA는 유력한 대권 후보로 꼽히면서도 안방엔 물음표가 붙었던 게 사실. 김태군이 경험 많은 베테랑이지만, 주전으로 1군 풀타임 시즌을 치른 경험은 다른 팀 주전 포수에 비해 적다는 것이 이유였다. 여전히 성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한준수 역시 이런 김태군의 백업 역할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 했다. 하지만 시즌 초반부터 김태군-한준수가 번갈아 마스크를 쓰면서 흔들림 없이 안방을 지키고 있다. 김태군은 수비, 한준수는 공격에서 두드러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도 특징.
안방 불안 해소와 마운드 안정 효과는 '핵타선'과 시너지를 내면서 KIA 선두 질주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당장 올 시즌 뿐만 아니라 향후 수 년간 안정적으로 전력을 다질 수 있는 토대도 마련됐다. 든든한 두 포수의 활약과 성장이 없었다면, KIA의 1위 질주와 V12 도전도 없었을 것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