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누가 전체 1순위가 될 것인가. 그리고 1순위만큼 관심이 모아지는 3순위 주인공은?
매해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올 때 즈음 야구팬들의 관심을 모으는 게 신인드래프트다. 구단의 미래가 걸린 중차대한 선택의 순간. 특히 1라운드에 지명되는 유망주들은 당장 즉시 전력으로 활용될 수도 있고, 리그 판도를 뒤흔들 잠재력을 갖춘 선수들이기에 어떤 선수가 어느 팀 유니폼을 입을지 야구팬들의 관심이 증폭된다.
특히 올해는 2명의 특급 투수 유망주 때문에 난리다. 전주고의 정우주, 덕수고의 정현우가 주인공.
두 사람은 완전히 다른 매력의 소유자다. 정우주는 우완으로 150km 중반대의 직구를 쉽게 던질 수 있는, 하늘이 내려준 재능을 품고 있다. 투수를 뽑을 때 모든 야구인들이 가장 먼저 보는 건, 단연 구속이다. 제구, 변화구 구사, 경기 운영 등은 배우고 연습할 수 있지만 빠르게 던질 수 있는 건 타고나는 부분이 크기 때문이다.
반대로 정현우는 다재다능한 완성형 좌완 투수다. 150km의 속구를 던질 줄 알고, 변화구도 다양하며, 경기 운영 능력도 뛰어나다는 평가.
쉽게 표현해 정우주는 잘 성장하면 20승도 할 수 있는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는 선수라면, 정현우는 당장 2~3년 내 안정적인 15승 투수가 될 수 있는 재목이라고 이해하면 될 듯 하다.
지난 시즌 성적의 역순으로 올해 전체 1순위 지명권은 키움 히어로즈가 쥐고 있다.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평가받는 정우주의 키움행은 거의 확실해 보였다.
타고난 재능과 미래에 폭발할 수 있는 잠재력에서 가장 큰 점수를 받고 있는 유망주.
하지만 최근 기류가 묘해졌다. 정현우의 1순위 가능성 얘기가 나오고 있다. 젊은 투수들이 성장중인 가운데, 안우진의 군 전역에 맞춰 젊은 선발진을 제대로 꾸려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길 수 있다. 일각에서는 정우주가 공은 빠르지만, 스타일상 마무리로 활용되는 게 맞다는 시선도 있다.
확실한 건 두 사람이 1, 2순위를 나눠 가질 거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그 뒤에 어떤 선수들이 뽑힐지가 오히려 더 큰 관심사다.
3순위는 삼성 라이온즈, 4순위는 롯데 자이언츠다. 이 두 팀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뒤에 팀들의 선택이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현장 스카우트 얘기들을 종합해보면 3순위와 4순위도 어느 정도 후보가 압축됐다. 덕수고 우완 투수 김태형, 광주일고 좌완 김태현이 주인공.
1, 2순위보다는 조금씩 다른 의견도 나오기는 하지만, 이 두 선수 이름을 빼고 이야기 하는 스카우트는 거의 없다. 김도영(KIA)급 야수가 아니라면, 보통 투수 쪽으로 먼저 눈이 가기 마련이다.
우완 김태형은 일찌감치 대형투수 자질을 인정받은 유망주.
폼도 이쁘고, 150km의 구위도 좋고, 딱히 흠잡을 데 없는 유형이다.
좌완 김태현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불안하다는 얘기가 있었다. 하지만 전국대회, 특히 청룡기 대회를 거치며 주가가 폭등한 케이스다. 좌완 이점이 있고, 공의 무브먼트가 고교생 수준이 아니라는 평가.
물론 3순위와 4순위는 일말의 변수가 있다. 야수진이 부족한 삼성이 덕수고 타자 박준순을 선택할 수도 있고, 연고지 학교인 대구고 좌완 파이어볼러 배찬승에게 눈을 돌릴 수도 있다. 그러면 롯데의 선택도 달라질 수 있다.
마지막은 내달 초 대만에서 열리는 제13회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다. 위에 언급된 선수들 중 김태현을 제외한 선수들이 총출동한다. 다른 1라운드 후보 선수들도 마지막으로 기량을 뽐낼 수 있는 자리다. 여기서 인상적인 활약을 하는 선수의 순번이 바뀔 여지가 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