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4경기 연속 1회 선두타자 홈런 기록, 이게 현실에서 나올 수 있는 일인가.
대학야구에서 전무후무할 엄청난 기록이 나왔다. 프로 구단 스카우트의 시선을 한몸에 받을 선수가 등장했다.
주인공은 동원과학기술대 2학년 외야수 이민재.
이민재는 15일 경남 밀양에서 열리고 있는 제58회 대통령기 전국대학야구대회 여주대전에서 1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홈런을 때려냈다.
선두타자 홈런은 야구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것. 하지만 이민재의 이 홈런이 왜 대단했냐. 4경기 연속 1번타자로 나서며 1회 선두타자 홈런을 때려냈기 때문이다.
이민재는 지난 2일 용인예술과학대전부터 괴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이 경기 1회초 선두타자 홈런으로 기분 좋은 출발을 하더니, 3일 사이버한국외국어대전 1회말 홈런, 10일 동원대전 1회초 홈런까지 '미친 기세'를 이어나갔다. 그리고 4경기 연속 홈런으로 정점을 찍었다.
역대 선두타자 4경기 연속 홈런 기록은 찾아보기 힘들다. 4경기 연속 홈런은 프로, 아마 통틀어 있었지만 이게 연달아 1회 선두타자 홈런 기록이니 진귀하다. 프로에서는 역대 13명의 선수가 2경기 연속 기록을 달성한 게 최다다. 최초가 1986년 이만수, 가장 최근이 지난해 추신수(SSG)다.
아마추어에서는 연속 경기 선두타자 홈런 기록을 따로 취합한 게 없다고 한다. 하지만 이민재가 4경기 연속 선두타자 홈런은 최초임이 확실하다.
이민재는 올해 2학년으로 KBO 신인드래프트에 나설 예정이다. 15일 기준, 시즌 타율 4할4푼4리에 7홈런 20타점을 기록중이다. 비봉고 시절에도 방망이를 예쁘게 잘 쳐 프로 구단들의 관심을 받았지만, 파워가 부족하다는 평가에 결국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동원과학기술대 진학 후 이문한 감독의 적극적인 지도 속에 방향을 명확히 잡았다. 프로 경력이 풍부한 이 감독은, 프로 지명을 받기 위해서는 결국 힘을 키워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8kg의 체중을 늘리는 등 벌크업에 성공, 타구에 힘이 실리며 올해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 포물선이 큰 타구가 아닌, 라인드라이브로 담장을 넘겨버리니 더 무섭다. 고교 시절부터 외야 수비도 준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대로 간다면 프로 지명도 결코 꿈이 아니고, 높은 순위 지명도 기대해볼 수 있다.
이민재는 "기록도 중요하지만, 팀 승리가 우선"이라고 의젓하게 소감을 밝혔다. 이 감독은 "훈련과 경기에 항상 진지하다. 팀과 동료들을 위해 헌신하고, 모든 부분에서 모범이 되는 선수"라고 극찬했다.
동원과학기술대는 16일 사이버외국어대외 경기를 치른다. 이민재가 5경기 연속 선두타자 홈런에 도전한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