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5회까지 아무도 2루를 밟지 못했다.
그만큼 완벽한 피칭을 했다. 아쉽게 5회까지만 던지고 6회부터 불펜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한화 이글스 류현진 얘기다.
류현진은 1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서 5이닝 동안 2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팀이 2-0으로 앞선 상황이라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6회초 박상원으로 교체됐다.
안타 2개와 볼넷 2개가 모두 따로 내주면서 위기가 단 한번도 없었다. 5회초엔 선두 박동원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박해민 구본혁 홍창기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는 괴력을 뽐내기도 했다.
5회까지 투구수가 87개라 6회에도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른 교체가 이뤄졌다. 아쉽게도 한화는 8회 2점, 9회 1점을 내줘 2대3으로 역전패를 당해 류현진의 승리는 없던 일이 됐다.
한화 김경문 감독은 14일 경기에 앞서 류현진의 이른 교체에 대한 3가지 이유를 설명했다.
김 감독은 먼저 류현진의 투구 일정을 고려했다고 했다. 김 감독은 "(류)현진이가 87개를 던졌다. 물론 현진이가 6회에도 나와서 1이닝을 던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주에 화요일에 던지고 일요일에도 던져야 하는 일정"이라며 일요일 경기 등판을 위한 조치였음을 말했다.
두번째는 필승조에 대한 믿음. 김 감독은 "우리 불펜들이 잘 쉬었으니까 4이닝을 충분히 막을 수 있다는 계산이 섰다"라고 했다. 박상원 김서현 한승혁 주현상 등 필승조가 지난 9일 키움전 이후 사흘 간 등판 없이 휴식을 취했기에 충분히 LG 타선과 승부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
류현진의 멘탈 관리도 있었다. 김 감독은 "대투수라고 해도 스트레스가 없겠나"라며 "기대치가 너무 높다보니까 스트레스가 있을 것이다. 열심히 안던지는 건 아니다. 어제 좋은 피칭으로 승은 못 따냈지만 팀이 나름대로 얻는 것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류현진의 호투에 2-0의 리드까지는 좋았지만 찬스에서 추가점이 나오지 않았다. 필승조가 6,7회를 잘 막아냈지만 8회초 한승혁이 몸을 풀다가 어깨쪽에 불편함을 느껴 갑자기 김규연과 이상규가 나오게 되면서 구상이 꼬였고, 결국은 아쉽게 역전패를 당했다.
그래도 에이스 류현진이 최근 부진에서 벗어난 것 자체로도 다음 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생겼다는 것은 큰 소득이다. 대전=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