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충격적인 역전패였다. 5-2로 앞선 7회말 1점을 내주고 8회말 대거 6점을 내주며 마무리 유영찬을 결국 쓰지 못하고 한화 이글스에 5대9로 패했다. 6연승 바로 앞에서 멈추고 만 LG는 마침 KIA 타이거즈가 키움 히어로즈에 1대2로 역전패해 4게임 차를 유지했다.
그래도 LG 트윈스에게 희망이 있는 것은 확실한 에이스가 생겼다는 사실. 새 외인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두번째 등판에서도 호투를 펼쳤다는 점이다.
에르난데스는 1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의 원정경기에서 6이닝 동안 6안타(1홈런) 무4사구 9탈삼진 2실점으로 첫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지난 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서 5이닝 2안타(1홈런) 1보넷 7탈삼진 1실점을 기록한 것 보다는 안타수가 많긴 했지만 여전히 빠른 템포로 한화 타자들을 공격적인 피칭으로 잡아내면서 시원시원한 모습을 보여 동료들에게 또 한번 신뢰를 쌓았다.
이날도 역시 '칠색조' 피칭을 했다. 93개의 공으로 6이닝을 소화한 에르난데스는 이날 최고 152㎞의 직구를 39개를 뿌렸고, 134㎞의 스위퍼를 16개, 145㎞의 커터를 11개, 125㎞의 커브를 8개, 149㎞의 투심(싱커)을 7개, 140㎞의 슬라이더를 6개, 140㎞의 체인지업을 6개 기록했다. 자신이 던지는 7가지 구종을 다양하게 구사하면서 한화 타자들을 잠재웠다.
좌우 코너에 꽂히는 공이 많았지만 두산전보다는 가운데로 몰리는 공들이 더러 있었고 그것이 홈런과 안타로 이어졌다. KBO리그에서는 공이 가운데로 몰리면 맞는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4-0으로 앞선 2회말 1사후 채은성에게 던진 149㎞의 초구가 한가운데로 몰려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허용했다. 5회말 두번째 실점도 결국 실투가 원인. 1사후 김인환에게 던진 커터가 안타가 됐고, 2사후 이도윤에게 좌전안타를 맞아 1,2루의 위기에서 페라자를 상대했는데 2B2S에서 던진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몰리는 바람에 중전안타로 1점을 내줬다.
탈삼진 능력은 탁월했다. 특히 위기 때마다 삼진으로 탈출해 더욱 에이스로서의 믿음을 심었다.
4회말 2사 2루서 홈런을 허용했던 채은성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고, 5회말 1점을 내주고 2사 1,2루의 위기가 이어졌을 때도 문현빈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6회말 무사 1루에서도 노시환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낸 뒤 채은성을 3루수앞 병살타로 처리.
에르난데스는 두산전이 끝난 뒤 "7가지 구종 모두 결정구라며 상황에 따라 언제든 쓸 수 있다"라고 자신 있게 말했었는데 틀리지 않았다. 이날 9개의 삼진을 스위퍼로 5개, 직구로 2개, 슬라이더로 1개, 커브로 1개의 삼진을 뺏어냈다. 헛스윙 삼진이 8개, 루킹 삼진이 1개였다는 것은 그만큼 타자의 타이밍을 확실하게 잘 뺏어냈다는 뜻.
에르난데스는 승리 투수 요건을 채웠지만 불펜진이 역전을 당해 시즌 2승째를 따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제 상대 에이스와 만나도 확실히 붙을 수 있는 선발을 얻었다는 점은 팀 사기에 플러스 요인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대전=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