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음주 뺑소니 혐의로 물의를 빚은 가수 김호중의 선행이 뒤늦게 알려졌다.
14일 김호중이 서울 서초동 소재 하늘동산에 3년째 기부를 이어오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김호중은 2022년 서울 서초구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면서 장애인 이용시설 하늘동산과 연을 맺었다. 그는 열악한 시설 환경에 마음 아파하며 사회복무요원에서 소집해제 됐을 때부터 남몰래 월 100만원씩 후원하기 시작했다. 심지어는 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는 중에도 기부 만큼은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호중은 처음 기부를 시작했을 때부터 스케줄 문제를 비롯한 어떤 사정으로 후원금을 보내는 것을 잊을까봐 아예 자동이체를 설정해놨다고.
김호중은 정규 후원금 외에도 해외 공연이 끝나면 시설 장애인들을 위한 선물을 보내고, 매년 '영화 보기', '음악회 가기' 등의 행사까지 추가로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하늘동산 직원 4명과 시설 장애인 가족 10여명은 자발적으로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고.
김호중은 앞서 5월 서울역 노숙자 임시 보호시설에 1500만원을 기부한 바 있다. 그는 애초 해당 시설에 머물고 있는 노숙자 250여명에게 아침식사를 제공하는 봉사활동을 계획하고 있었으나 5월 9일 음주 뺑소니 사고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되면서 약속을 지키기 어려워지자 식사 운영 비용으로 시설 측에 1500만원을 기부했다.
김호중은 5월 9일 오후 11시 40분쯤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한 채 운전을 하던 중 마주 오던 택시를 들이받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김호중에 대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위험운전치상· 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범인도피교사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다만 김호중이 사고 발생 이후 17시간이 지난 뒤 조사를 받은 탓에 위드마크 공식으로 정확한 음주 수치를 특정할 수 없게 돼 음주운전 혐의는 적용되지 않았다.
매니저 장 모씨는 김호중이 사고 당시 입고 있던 옷으로 갈아입고 자신이 음주운전을 했다고 허위 자백하고, 이광득 전 생각엔터테인먼트 대표와 전 모 본부장은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파손하는 등 증거 인멸을 도운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김호중은 도주 우려와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6월 18일 구속 됐으나, 재판부는 12일 김호중의 구속 기간을 2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김호중은 10월까지 구치소에 수감된다.
하지만 김호중의 팬들은 물론 피해자 A씨까지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하며 재판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A씨는 김호중이 직접 용서를 구하는 자필 편지를 보낸 것에 마음을 풀고 합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와 합의를 한 것은 유리한 양형 사유가 되며 A씨의 탄원서 또한 정상 참작 요소다.
김호중에 대한 2차 공판은 19일 열린다. 김호중은 이번 공판에서 혐의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