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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에 농구와 같은 '절대 권력' 드림팀은 없다[스조산책 ML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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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미국 농구가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5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것은 NBA 슈퍼스타들을 끌어모은 '드림팀'의 당연한 결실이다. 이번에는 스테판 커리, 르브론 제임스, 케빈 듀란트 등이 전설을 썼다. 미국 농구 드림팀은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세계 농구계의 '절대 권력'이다.

야구도 그럴까. 2000년 시드니올림픽부터 프로 선수들의 참가가 허용된 이후 메이저리그(MLB)는 지금까지 올림픽 참가에 별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최근 슈퍼스타들이 올림픽 참가를 언급하면서 야구가 정식종목에 다시 포함되는 2028년 LA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오타니 쇼헤이가 먼저 나섰다. 그는 파리올림픽 개막을 앞둔 지난달 16일(이하 한국시각)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올스타전 미디어데이에서 2028년 LA올림픽 참가에 대해 "개인적으로 가능하다면 올림픽에 참가하고 싶다"고 밝혔다.

오타니는 "국제대회는 언제나 특별하다. 올림픽도 마찬가지"라면서 "올림픽의 경우 야구를 하지 않는 나라의 스포츠팬들이 야구를 볼 수 있는 더 큰 기회가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올림픽 참가는 야구에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야구의 글로벌화를 21세기 화두로 삼고 있는 메이저리그(MLB)를 향해 논리적이면서도 설득력 있는 이유를 내놓은 것이다.

MLB를 이끄는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의 생각은 어떨까. 공교롭게도 오타니의 발언이 나온 다음 날 맨프레드가 올림픽 참가를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올스타전 당일 BBWAA(전미야구기자협회)와 인터뷰에서 "와서맨이 참으로 설득력있는 설명을 해줬다. 우리는 어떤 일이 가능할지, (빅리거의 올림픽 참가가)어떤 모습일지, 시즌 기간 동안 합의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 등 해당 사안들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케이시 와서맨 LA올림픽 조직위원장이 지난 2월 LA올림픽에 빅리거들의 참가를 허용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히며 맨프레드와 구단주들 앞에서 프리젠테이션을 가진 바 있는데, 이에 관한 설명을 한 바 있다.

선수들 중에는 필라델피아 필리스 브라이스 하퍼가 메이저리거들의 올림픽 참가를 주장하는 대표적인 선수다.

토니 클락 MLB 선수노조위원장도 당시 올스타전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선수들로부터 받은 의견을 종합하면 올림픽 참가에 관심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논의해야 할 주제"라며 "그러나 2028년 올림픽만이 아니라 이후에도 해당되는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그게 중요한 논의 주제"라며 역시 긍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파리올림픽에서 제외됐던 야구는 2028년 LA올림픽에는 정식정목에 포함된다. 앞으로 4년이 남았다. MLB와 선수노조가 머리를 맞대고 가장 현실적인 안을 도출할 가능성이 높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창설을 주도했던 MLB가 올림픽이 전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유일한 기회라는 걸 모를 리 없다.

여름에 열리는 만큼 올스타브레이크를 포함해 시즌 중단 기간을 정하면 되는 일이다. 올림픽에 참가하기로 합의를 보기만 하면 시즌 중단으로 말미암아 생길 수 있는 서비스 타임 인정 문제, 연봉 지급 문제 등도 함께 풀릴 수 있다.

메이저리거들이 올림픽에 참가하게 된다면 최강은 어느 나라일까. 미국이라는데 이견은 거의 없을 것이다. 12일(한국시각) 현재 fWAR 상위 30명 가운데 미국 국적은 17명이다. 타자로 애런 저지와 하퍼를 비롯해 바비 위트 주니어, 거너 헨더슨, 투수로 태릭 스쿠벌, 콜 라간스, 조지 커비 등이 미국을 대표할 수 있다.

그러나 도미나카공화국도 미국 못지 않은 멤버를 자랑한다. 후안 소토, 엘리 데라크루즈, 케텔 마르테, 호세 라미레스 등이 '우주 최강' 타선을 꾸릴 수 있다. 일본은 오타니를 필두로 이마나가 쇼타, 야마모토 요시노부, 마쓰이 유키 등 투수력 만으로도 최강급 전력이다. 4년 뒤 일본에서 또 어떤 빅리거가 등장할 지 모를 일이다.

미국 야구는 농구 만큼의 '절대 권력'을 휘두르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당장 작년 3월 WBC에서 일본이 오타니를 앞세워 미국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사례에서 드러난다. 역대 5번의 WBC에서 일본은 3차례 우승한 반면 미국은 2017년 딱 한 번 뿐이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며 국가별로 다양한 드림팀이 구성될 수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