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이게 진짜 독기다.
그룹 아이브가 진짜 성장과 진화가 무엇인지 확실하게 보여줬다.
아이브는 10일과 11일 양일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 DOME(구 체조경기장)에서 첫 번째 월드투어 '쇼 왓 아이 해브(SHOW WHAT I HAVE)' 앙코르 콘서트를 개최했다.
지난해 10월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월드투어의 시작을 알린 아이브는 일본 아시아 미주 유럽 남미 등 전세계 19개국 27개 도시에서 37회 공연을 열고 글로벌 팬들과 만났다. 그리고 데뷔 2년 만에 앙코르 공연으로 KSPO DOME과 일본 도쿄돔까지 접수하며 가파른 인기 상승세를 입증했다.
'아이 엠(I AM)'으로 공연의 포문을 연 아이브는 '일레븐(ELEVEN)', '아센디오(Accendio)', '러브 다이브(LOVE DIVE)', '키치(Kitsch)', '애프터 라이크(After LIKE)', '해야' 등 히트곡들은 물론 멤버들이 솔로 및 유닛 무대, 수록곡 무대로 다채로운 매력을 뽐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아이브의 성장이었다. 원래도 실력으로는 데뷔 때부터 인정받았던 아이브였지만 불과 10개월 전 잠실벌에 섰을 때와 같은 팀이 맞나 싶을 정도로 업그레이드된 실력을 보여준 것이다.
멤버들은 2시간이 넘는 공연을 밴드 세션과 함께 올 라이브로 소화해냈다. 거친 안무와 넓은 동선 때문에 체력적으로 벅찰 수밖에 없었을텐데도 한치의 흔들림 없는 라이브와 퍼포먼스로 팬들을 열광케 했다. 최근 미국 대형 음악 페스티벌인 '롤라팔루자 시카고'를 뒤흔들었던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또 한번 보여준 것. 여기에 장원영은 직접 '블루 하트' 작사에 참여하며 진정성을 더했다. 또 공연 초반 무선 마이크에 문제가 생겼을 때도 빠르게 핸드 마이크로 교체해 무대를 이어가는 노련함도 보여줬다.
이런 아이브의 독기 품은 성장은 전세대 통합의 장을 만들어냈다. '초통령' 아이브의 공연 답게 어린 팬들이 열띤 환호를 보냈고, SNS에는 "옆자리 아가한테 선물 받았다"는 훈훈한 후기들이 등장했다. 이에 따르면 아이브 공연을 찾은 아이들은 옆 자리 관객들에게 '제가 콘서트가 처음이에요' '아이브가 좋아요'라는 등의 귀여운 문구가 적힌 손편지와 간단한 간식을 선물했다고.
아이브의 이번 공연은 티켓 오픈과 동시애 팬클럽 선예매 만으로 전석 매진됐을 만큼 뜨거운 관심을 받았기에 온가족이 함께 입장하지 못하고 자녀만 들여보낸 케이스도 많았다. 공연장에 함께 들어가지 못한 학부모들은 홀로 콘서트장에 입장하는 자녀들을 응원했고, 혹시 아이가 길을 잃을까봐 전광판에 아이 이름을 띄우는 등의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그야말로 아이브의 콘서트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담긴 세대 통합의 장이었던 것이다.
이에 아이브도 타겟층을 고려한 풍선 이벤트를 진행하고, 자리를 헤매는 어린이 팬들은 진행요원이 좌석까지 안내를 해주는 등 남다른 배려를 했다.
레이는 "월드투어 도중 새로운 앨범과 무대를 준비해왔다. 그래서 좀 성장한 것 같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투어를 시작할 때 불안한 마음과 걱정이 컸는데 공연을 잘 마쳤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다이브(아이브 팬클럽)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계속 성장하는 그룹이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장원영은 "우리들만의 곡으로 꽉 채워진 공간을 다이브가 꾸며준다는 게 너무 고맙다. 앞으로도 함께 하고 싶다. 오늘을 잊지 않겠다"고, 안유진은 "얼마 전 오디션 영상이 공개됐다. 그때는 제가 이렇게 큰 공연장을 채울 수 있을거라고 생각도 못했는데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겨울은 "계단을 뛰어넘는 계기가 됐다. 응원해준 다이브에게 감사하다"고, 이서는 "믿기지 않는다. 너무 고맙다"고, 리즈는 "다이브에게 고맙다"며 눈물을 흘렸다.
아이브는 9월 4~5일 일본 도쿄돔에서 앙코르 콘서트를 연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