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AMG가 V8 엔진 재탑재가능성을 다시 한번 일축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제이미 코헨 호주 지사장은 최근 자동차 전문매체 카세일즈와인터뷰에서 4기통 PHEV AMG에 대한 소비자의 점진적인 수용을 버튼 없는 스마트폰의 초창기에 비유하며 V8 엔진 재탑재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나 역시 버튼 있는 전화기를 그리워하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발전된 기술을 받아들이는 데에는 시간이 걸린다. 스마트폰은 소비자로부터 좋은 제품이라는 것을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4기통 PHEV AMG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하나의 전환이라고 생각한다"며" "전환에는 항상 시간이 걸리고 설득과 경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메르세데스-AMG C63 S E 퍼포먼스 메르세데스-벤츠의 고성능 디비전 AMG는 2021년 V8 엔진을 포기하고 2.0L 4기통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주력 파워트레인으로 사용하고 있다. 4기통 PHEV 파워트레인이 주력이 된 지 4년이 넘어가고 있지만여전히 V8 AMG를 원하는 소비자의 목소리도종종 들린다.
V8 엔진을 대체하는 4기통 PHEV 파워트레인은 실린더가 4개나 줄었지만 출력은 막강하다. 최고출력 680마력, 최대토크 104kg.m를 발휘했다. 성능 면에서 여전히 고성능이었지만판매는 예상보다 부진했다.
V8 엔진 특유의 감성 부재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메르세데스-AMG 전통의 V8 엔진이 사라지자 골수팬이 이탈했다. 2022년 대표적 맞수 BMW M은 메르세데스-AMG의 이례적 결정을 의식한듯 “고성능 모델에 4기통 엔진을 장착할 계획이 없다"며 "6기통과 8기통 엔진을 고수하겠다”고 선언했다.
4기통 PHEV 탑재 이후 메르세데스-AMG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었다. C63, E63과 직접적 경쟁을 펼치는 BMW의 M3, M5는 각각 6기통 트윈 터보, 8기통 하이브리드 엔진을 탑재한다.
그런 점에서 AMG의 V8 엔진 회귀에는 많은 관심이 쏠렸다. 경쟁 모델 대비 실린더의 수가 적다는 점은 ‘고성능’의 감성을 추구하는 자동차 마니아에게 큰 단점으로 다가온다.
한편, 벤츠의 고위 관계자가 4기통 PHEV 파워트레인 도입을 옹호하고V8 재탑재 가능성을 일축한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 7월, 메르세데스-AMG 마이클 쉬베 사장은 “일부 고객은4기통 PHEV에 대해 진정으로 흥분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며 “기술에 관해 열린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메르세데스-AMG는 다운사이징 추세를유지할 계획이다.
다만, 지난 4월 열린 2024 베이징 모터쇼에서 메르세데스 벤츠 마르커스 셰이퍼 R&D 운영책임자는 “현재 C63과 GLC63 AMG가 V8 파워트레인으로 복귀해야 한다는 지적을 참고해 해당 사안에 대해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독일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메르세데스-AMG는 2020년 1만5990대 판매로 정점을 찍은 이후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V8 엔진 포기 이후판매가 하락세를 보이자 내부에서도 V8 엔진 재탑재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동민 에디터 dm.seo@cargu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