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통산 200승을 바라보던 라쿠텐 이글스 우완투수 다나카 마사히로(36)는 올시즌 한 번도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지난 3월 20일 요코하마 베이스타즈와 이스턴리그(2군) 경기 이후 전력에서 이탈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오른쪽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재활 과정을 거쳐 의욕적으로 시즌을 준비했다. 1군 스프링캠프에서 출발했다. 개막에 맞춰 페이스를 끌어올리고자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미일 통산 197승. 라쿠텐 소속으로 119승, 뉴욕 양키스에서 78승을 올렸다. 이번 시즌에 3승을 채워 대기록 달성을 노렸다. 메이저리그에서 복귀한 후 내리막길을 걸었지만 부상이 없다면 어려워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2군 출발이 결정되고 컨디션 불량이 이어져 가동을 멈췄다. 간간이 2군에서 재활 중인 다나카의 동향에 관한 보도가 나왔는데, 주로 복귀 시기가 불투명하다는 비관적인 내용이었다. 주력 투수 중 한 명이 빠진 라쿠텐은 B클래스(리그 6개팀 중 4~6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앞서 다나카가 올해는 1군 등판 없이 휴식하면서 몸을 만들어 내년에 200승 도전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그가 2013년 라쿠텐의 유일한 우승을 이끌었던 에이스이자 팀의 얼굴이고, 대기록을 앞두고 있어 올해를 통째로 쉬어도 재계약은 문제없을 것이라는 냉소적인 반응도 있었다.
잊혀지고 있는 옛 '슈퍼 에이스'가 움직인다. 지난 7일 후지대학과 2군 연습경기에 나가 22구를 던졌다. 지난 3월 이후 140일 만에 실전 경기를 했다.
첫 타자를 유격수 실책, 두 번째 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내고 연속 2안타를 맞았다. 이후 세 타자를 외야 뜬공으로 처리했다.
1이닝 2안타 2실점. 재활 후 첫 등판이라고 해도 대학팀을 상대로 거둔 성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기록이다. 최고 구속이 시속 146km를 찍었다.
다나카는 일본 언론과 인터뷰에서 "좋은 내용은 아니었으나 실전에 등판해 공을 던질 수 있어 다행이다. 안심이 됐다. 큰 걸음을 뗐으나 1군 복귀까지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올해 안에 1군 경기 등판을 목표로 하고 있나'라는 질문에 "그런 마음이 없었다면 경기에 나가지 않았을 것이다"고 했다.
구단 관계자는 "점차 투구수를 늘려갈 예정이다. 다음 경기 땐 45구를 상한선으로 두고 나간다"고 했다. 일본 언론은 다나카가 13일 이스턴리그 요코하마와 원정경기에 등판한다고 보도했다.
뉴욕 양키스에서 7년을 던지고 2021년 다시 라쿠텐 유니폼을 입었다. 2년 연속 일본프로야구 최고 연봉 9억엔을 받았다.
그러나 다나카는 예전의 다나카가 아니었다. 상대 타자를 압도적인 힘을 잃었다. 2021년 4승, 2022년 9승, 2023년 7승. 2022년엔 프로 첫 두 자릿수 패이자, 리그 최다 패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엔 평균자책점 4.91을 찍었다. 굴욕의 연속이다.
그 사이 연봉이 6억엔 넘게 깎였다. 지난 1월 2억6000만엔에 재계약했다.
전성기를 지나 황혼기. 통산 200승이 남아 있어 마운드를 내려볼 수 없다. 다나카는 이 기록이 야구를 하게 하는 원동력 중 하나라고 했다.
다나카와 경쟁하던 선배 다르빗슈 유(38)는 지난 5월 20일 애틀랜타 브레이스를 상대로 미일 통산 200번째 승리를 올렸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