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대한민국 유도가 또 하나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하윤(24·안산시청)이 값진 동메달을 획득했다. 그는 동메달을 확정한 뒤 가슴에 새긴 태극마크를 가리키며 환하게 미소지었다.
김하윤은 3일(이하 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의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년 파리올림픽 유도 여자 78㎏ 이상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카이라 오즈데미르(튀르키예)를 눌렀다. 이로써 한국 여자 유도는 2000년 시드니 대회 김선영(동메달) 이후 무려 24년 만에 유도 최중량급 메달을 거머쥐었다. 김하윤은 3년 전 도쿄올림픽 좌절의 눈물을 씻어냈다.
김하윤은 8강전에서 한판승을 선언 받았다가 판정 번복으로 절반패했다. 당시 김하윤은 연장전(골든스코어) 시작 7초에 베아트리스 지소자(브라질)와 다리를 맞걸고 힘 싸움을 하다가 나란히 매트에 떨어졌다. 원심은 김하윤의 한판이었다. 그러나 약 1분 후 심판은 원심을 취소하고 지소자의 절반승으로 번복했다. 김하윤은 8강에서 패하며 패자부활전을 밀려났다. 이를 악물었다. 라리사 세리치(보스니아)를 잡고 동메달 결정전에 진출했다.
김하윤은 동메달 결정전에서 초반 지도 1회를 받으며 벼랑 끝에 밀렸다. 하지만 경기 종료 44초를 남겨두고 허벅다리걸기로 절반을 따냈다. 10여초 뒤에 곁누르기로 나머지 절반을 채우며 동메달을 확정했다.
2000년생 김하윤은 지난해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유도의 자존심을 지켰다. 한국 유도의 사상 첫 아시안게임 '노골드' 참사를 막은 것이다. 공교롭게도 김하윤은 국가대표 소집을 앞두고 다쳤던 왼무릎이 아시안게임을 치르는 과정에서 악화했다. 재활 운동과 주사 치료를 병행해야 했고 수술까지 고려해야 했을 정도로 심각했다. 올림픽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이었다. 김하윤은 수술을 미루고 올림픽 레이스에 집중했다.
흔들렸다. 지난해 국제대회에서 우승 3차례, 3위 2차례를 거뒀던 김하윤은 올해 5월 세계선수권대회 전까지 4개 대회에서 한 번도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2024년 세계선수권에서도 3위를 기록하며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야간 훈련도 불사하며 훈련에 힘을 쏟은 덕분이다.
한편, 한국 유도는 여자 52㎏급 은메달 허미미(경상북도체육회), 남자 81㎏급 동메달 이준환(용인대)에 이어 파리에서 세 번째 메달을 수확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