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넌 최고야'라는 말이 파리올림픽 2관왕을 만들었다."
'세계 1위' 오상욱(27·대전광역시청)이 파리올림픽에서 '한국 펜싱 사상 첫 올림픽 2관왕'을 이끈 한마디를 전했다.
오상욱, 구본길(35·국민체육진흥공단), 박상원(23·대전광역시청), 도경동(24·국군체육부대)으로 이뤄진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1일(한국시간)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단체전 결승에서 난적 헝가리를 45대41로 꺾고 2012년 런던, 2021년 도쿄에 이어 3연패 위업을 일궜다. 지난 27일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긴 오상욱은 한국 펜싱 역사상 최초의 2관왕, 파리올림픽 선수단 첫 2관왕으로 이름을 올렸다. 도쿄 대회를 포함 올림픽 금메달만 3개를 수집했다. 3연패를 확정지은 후 '오상욱을 롤모델 삼은 후배' 도경동은 "우리는 지금 오상욱의 시대에 살고 있다'는 명언을 남겼다. 후배의 찬사를 전해들은 오상욱은 "우리는 그냥 어펜져스(어벤져스+펜싱)의 시대를 살고 있다"고 정정했다. 도쿄 금을 합작한 김정환, 구본길, 김준호의 '어펜져스'와 김정환, 김준호가 대표팀을 떠난 후 가세한 박상원, 도경동의 '뉴 어펜져스' 중 누가 더 강하냐는 질문에 오상욱은 망설임없이 "어펜져스"라고 답했다. "워낙 농익은 선배들이 많았고 내가 오랫동안 그 팀의 막내를 했다. 뉴 어펜져스는 힘차고 패기 있다. 쓰나미 같은 힘이 있다"고 설명한 후 "도경동, 박상원이 이번 올림픽을 통해 좋은 모습을 보여준 만큼 곧 '어펜져스'를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대한민국 남자 사브르가 올림픽 단체전에서 헝가리의 7연패 기록을 넘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오상욱은 "7연패까지는 모르겠지만 4년 후 LA올림픽에서 4연패는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파리올림픽 개인전 금메달과 함께 세계랭킹 1위에 등극한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검객' 오상욱은 파리올림픽에서 가장 힘이 된 한마디로 "넌 최고야"를 꼽았다. "그 말이 가장 꽂혔다. 내게 가장 힘을 많이 준 말이다. 원우영 코치님과 도경동 선수가 계속 최고라는 말로 응원해줬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개인전, 단체전 최초의 2관왕 목표를 달성한 후에도 오상욱은 여전히 배가 고프다. 마지막 9바우트, 아론 실라지를 상대로 고전한 것과 역시 프랑스과의 4강전 마지막 9바우트에서 세바스티앙 파트리스에게 추격을 허용한 장면을 떠올리며 더 완벽한 펜싱을 다짐했다. "4강 프랑스전 마지막부터 좀 흔들렸다. 단체전까지 수월하게, 기분 좋게 끝냈다면 30분 정도는 자만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마무리가 아쉬웠다. 메달을 따서 기쁘기도 하지만 '다음에 저 선수를 만나면 이길 수 있을까' 의심도 들었다. 이런 생각이 다시 펜싱에 집중할 수 있는 강한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리=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