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비록 패했지만 팀 K리그가 한국 프로축구의 자존심을 세웠다.
팀 K리그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토트넘과의 쿠팡플레이시리즈 1경기에서 3대4로 패했다. 토트넘의 '캡틴' 손흥민에게 2골을 허용하며 전반을 0-3으로 마쳤지만 후반 반전에 성공했다.
팀 K리그는 일류첸코(서울)의 멀티골에 이어 오베르단(포항)이 만회골을 터트리면 후반에만 3골을 몰아쳤다. 새 시즌을 준비중인 토트넘으로선 '진땀승'이었다.
팀 K리그를 이끈 박태하 포항 스틸러스 감독은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팬들 앞에서 좋은 경기를 했다. K리그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토트넘의 전반 경기력은 톱팀다웠다. 후반에는 K리그의 외국인 선수들이 굉장히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흥미로운 결과였다. 경기는 패했지만 좋은 볼거리를 제공했다"고 자평했다.
황문기(강원)를 인상적인 선수로 꼽은 박 감독은 내년 1월 토트넘에 합류하는 양민혁(강원)에 대해선 "선수 본인은 계약한 지 얼마 안됐고, 어린 나이다. 큰 경기에서 경기력이 좋기는 쉽지 않다"며 "더구나 같은 팀이면 몰라도 다른 선수, 다른 급조된 팀이다.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순간순간 재치나 득점력을 평소 보면 굉장히 발전할 수 있는 선수다. 전체 K리그 경기를 하면서 내가 본 양민혁의 미래 경쟁력은 굉장히 높다"고 칭찬했다.
손흥민을 향해서는 '엄지'뿐이었다. 그는 "손흥민은 톱클래스의 선수다. 순간순간 득점할 수 있는 엄청난 재능을 갖고 있다"며 수비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인정했다.
박 감독은 전반에는 국내파, 후반에는 외국인 선수들로 팀을 꾸렸다. 11명의 선수를 하프타임에 모두 바꿨다. 그는 "계획은 3명 정도는 후반에 15분 더 뛰게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전반이 끝난 후 힘들다며 안 뛰고 싶다고 해 계획을 수정해 후반에 다 바꿨다"고 설명했다.
박 감독은 또 K리거들이 토트넘 선수들의 기술을 비롯해 전술적으로 하프 스페이스를 활용해 침투하는 능력, 공수 전환 등을 배워야 한다고 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의 색깔에 대해서도 "미드필드의 수를 많이 두고 공격적으로 한다. 오늘 전반을 보면 선수 포지셔닝과 공격 전개 능력이 인상적이었다. 토트넘이 왜 EPL의 높은 위치에서 경쟁하는지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상암=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