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2024년 파리올림픽 남자농구에서 희대의 오심 사건이 일어나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문제의 판정으로 인해 이득을 본 쪽이 개최국 프랑스여서 각국 언론과 농구팬들이 의혹의 시선을 보내는 등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오심 논란은 은 31일 새벽(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의 피에르 모루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남자농구 조별리그 B조 2차전 프랑스와 일본의 경기에서 일어났다.
프랑스는 80-84로 뒤져 있던 종료 16초 전, 작전타임을 가진 뒤 마지막 공격 시도에 들어갔다. 종료 10.2초 전 좌중간 외곽에서 매슈 스트라젤이 3점슛을 성공시키며 바스켓카운트까지 얻었다.
스트라젤을 수비하던 일본의 가와무라 유키가 파울을 했다는 판정이었다. 추가 자유투 성공으로 연장전에 돌입한 프랑스는 결국 94대90으로 승리하며 2연승, 8강행을 확정했다. 조별리그 2패를 안은 일본은 브라질과의 마지막 예선전에서 반드시 승리한 뒤 복합순위 8위 안에 들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하는 처지가 됐다.
하지만 승부의 결정타가 됐던 가와무라의 파울 당시 판정이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다. 경기 영상의 느린 화면을 보면 농구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가와무라가 스트라젤의 슛동작 과정에서 접촉하거나 별다른 파울성 플레이를 한 게 없다는 걸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하필 상대가 개최국 프랑스여서 '홈 메리트가 과하게 적용된 게 아니냐'는 의혹과 함께 해당 심판과 국제농구연맹(FIBA)을 향한 사이버 댓글 공격이 확산하고 있다.
이번 오심 논란으로 인해 일본 팬과 언론이 일제히 발끈하고 나선 것은 두 말 할 필요가 없다. 일본 매체들은 31일 '세기의 오심 사건' 등의 수식어를 동원해 일본이 억울한 패배를 당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일본 농구팬들은 관련 기사 댓글 의견 코너를 통해 울분을 토해내고 있다. 비단 일본 팬뿐 아니라 세계 여론도 '판정조작' 등의 표현을 서슴지 않을 정도로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심지어 문제의 판정을 내렸던 멕시코 출신 심판 블랑카 세실리아 번즈의 개인 SNS 계정은 사실상 초토화됐다. 그녀에게 온갖 비난을 퍼붓는가 하면 여성 모독·인종차별적인 발언까지 등장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번즈 심판은 지난 2022년 멕시코 출신 최초로 미국프로농구(NBA) 여성심판으로 데뷔했던 '실력파 파워우먼'이었지만 이번 판정으로 '공공의 적'이 돼 버린 형국이다.
다른 해외 언론들도 '일본의 억울함'을 두둔하고 있다. 유럽의 농구 전문매체 '바스켓뉴스'는 '이것이 정말 파울이었는지 논란이 일어났다'는 속보와 함께 "파울을 하지 않았다", "심판이 해당 장면을 정확하게 보지 못했다"는 가와무라와 일본대표팀 감독의 반응을 전했다.
미국 언론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문제의 장면 동영상과 사진 등을 동원해 검증하며 '큰 의문을 자아내는 휘슬이 불렸다'면서 '프랑스는 마지막에 심판으로부터 대단한 원조를 받아 승리했다'고 꼬집었다.
미국의 저명 NBA 저널리스트 트레버 레인은 자신의 SNS(X)를 통해 앞서 일어난 하치무라 루이에 대한 U-파울 퇴장 판정에 대해서도 "일반 파울인데, 비디오 판독까지 하다니 완전히 끔찍한 판정이다"라고 맹비난 했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