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자신의 선택이 거대한 실수였음을 느끼고 있을까.
지난해 KBO리그에서 20승을 거둔 에릭 페디가 뛰고 있는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다. 화이트삭스는 29일(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개런티드 레이트 필드에서 가진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홈 경기에서 3대6으로 졌다. 이 패배로 화이트삭스는 지난 11일 미네소타 트윈스전부터 이어온 연패 기록이 14경기째로 늘어났다.
1901년 창단, 올해로 123주년을 맞이한 화이트삭스의 14연패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5월 23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전부터 6월 7일 보스턴 레드삭스전까지 이미 14연패를 기록한 바 있다. 올 시즌 두 번이나 14연패를 당한 것. 미국 NBC는 '아메리칸리그에서 한 시즌 두 번이나 14연패를 당한 팀은 화이트삭스가 처음'이라며 '내셔널리그를 포함한 MLB 통산으로 꼽아도 1935년 보스턴 브레이브스(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이후 두 번째'라고 소개했다.
2024시즌은 화이트삭스에 악몽 그 자체다.
29일 현재 화이트삭스는 108경기에서 단 27승(81)을 얻는 데 그쳤다. 승률은 0.250으로 양대리그 30개팀 통틀어 가장 낮다. 최저 승률 2위 콜로라도 로키스(38승69패, 승률 0.355)와 비교해도 1할 이상의 승률차가 난다. 이대로면 화이트삭스가 1962년 뉴욕 메츠가 세운 시즌 최다패(120패)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사실 화이트삭스엔 어느 정도 예상했던 가시밭길이긴 하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프랜차이즈 선수들이 FA로 풀리면서 올 시즌부터 탱킹 시즌에 접어들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화이트삭스는 페디와 2년 총액 1500만달러 계약을 비롯해 폴 데용, 마틴 말도나도, 존 브레비아, 도미닉 플레처 등을 데려오며 전력을 보강했다. 하지만 '게임 체인저'가 될 만한 전력은 부족하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이런 예상은 최악의 성적으로 어느 정도 증명되고 있다.
페디는 이런 화이트삭스 내에서 고군분투 중. 21경기 모두 선발로 나서 121⅔이닝 7승4패, 평균자책점 3.11이다. 팀 내 최다 이닝 및 최다승, 선발 투수 중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KBO리그의 또 다른 역수출 신화를 쓰고 있다. 그러나 바닥을 치고 있는 팀 성적 탓에 활약은 빛이 바랜지 오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