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1157일만의 1군 승격, 1951일만의 선발 출격. 롯데 자이언츠 윤성빈(25)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만한 기회를 맞이했다.
롯데는 28일 창원 NC파크에서 NC 다이노스와의 주말시리즈 3차전을 치른다.
이날 경기전 만난 김태형 롯데 감독은 "윤성빈을 화요일(30일 인천 SSG 랜더스전) 선발로 쓰려고 한다"고 밝혔다. 전날 윤성빈에 대한 질문에 "선수 본인에겐 매우 중요한 기회"라고 했던 속뜻이었다.
'8년차 특급재능' 윤성빈은 전날 1군에 등록됐다. 2021년 이후 3년만의 첫 1군행이었다. 하지만 점수가 9-2로 벌어진 8,9회에도 윤성빈은 등판하지 않았다.
팬들 마음 한켠의 아픈 손가락, 잠재력이 터지기만 기다리는 '재능덩어리'다. 부산고 시절부터 1m90이 넘는 큰 키에서 뿜어져나오는 150㎞ 강속구로 야구팬들을 설레게 했던 그다.
윤성빈은 지난 24일 KT 위즈 2군과의 경기에서 선발등판, 최고 152㎞ 직구를 바탕으로 3이닝 4피안타 1볼넷 3실점을 기록한 바 있다. 김태형 감독은 윤성빈에게 선발 기회를 줌으로써 동기를 부여하고자 한다.
윤성빈의 선발등판은 2019년 3월 28일 부산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햇수로 6년만에 처음이다. 당시 ⅓이닝만에 3실점하고 교체됐다. 2021년에는 불펜으로 1이닝을 던진게 전부다.
2018년 1군에서 18경기(선발 10)에 등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1번 포함 2승5패 평균자책점 6.39. 유일하게 기록할만한 윤성빈의 1년이다.
무엇보다 실전 마운드 위에서, '진짜' 모습을 보고 싶다는 게 사령탑의 속내다. 김태형 감독은 "제구력이 좋은 투수는 아니니까, 그래도 선발로 던져야 자기 공을 던지지 않을까 싶다. 중간계투는 1~2타자에서 승부가 나지만, 선발은 그래도 이닝 기회가 있으니까 마음의 여유를 갖고 던지지 않을까"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제는 일단 안정적으로 던지는 친구들을 썼다"면서 "어떻게 던지는지 보려고 한다. 공이 진짜 괜찮고 위협적이다 싶으면 중간에 한번 쓸수도 있고. 지금으로선 몇이닝 몇구 이런 계산이 안 나온다"고 덧붙였다.
전날 롯데는 5연패 중이었던데다, 경기 후반 불펜이 무너지면서 역전패한 경기가 많았다. 2019년 이래 1군에서 단 2경기, 1⅓이닝밖에 던지지 않은 미완의 대기, 애증의 유망주가 등판하기엔 무리가 있었던 것. 8,9회를 책임진 투수는 박진과 김강현이었다.
윤성빈은 아직 군복무를 마치지 못한 상황. 하지만 1m97의 큰키와 유연한 몸에서 나오는 150㎞ 직구는 여전하다. 팔을 스리쿼터로 내려도 여전히 구위가 싱싱하다. 제구가 문제다.
지난해 마무리캠프 당시 만난 윤성빈은 "내년이면 프로 8년차다.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마침내 기회가 왔다. 현실 호투로 보답할 수 있을까.
창원=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