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야심차게 내놓은 보급형 전기 소형 SUV EV3에 대한 관심이 크다. 이틀동안 EV3를 운전석부터 조수석, 뒷좌석까지 직접 타보면서 많이 알려진 장점보다 개선했으면 하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다뤄봤다.
7월 하순부터 고객 인도가 시작된 EV3는 이미 장점이 확실한 전기 SUV로 명성이 자자하다. 특히 기존 현대기아 전기차에서 경험해보지 못한후진 시에도 작동하는 i-PEDAL 3.0이 이채롭다. 보급형 전기차지만 고급차에만 장착됐던 정전식스티어링 휠 그립 감지, 생성형 AI를 기반으로한 음성 어시스턴트 등 새롭게 시도하는 것들이 많았다.
이렇게 장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직접 탑승해보면서 찾은 몇 가지 단점을 얘기해보고자 한다.가장 크게 신경이 쓰였던 것은 기아 상품팀에서 자랑했던 콘솔 테이블이다. 슬라이딩 방식의 콘솔 테이블은 기존에 보편적인 센터 암레스트콘솔박스를 대신한다. 테이블을 앞으로 확장시켜서 크게 활용할 수도 있고, 뒷좌석V2L을 활용해 업무용 책상이나 식탁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는 다목적성이 특징이다.
하지만 새로운 콘솔 테이블이 달리면서 기존 콘솔박스의 가장 큰존재 목적인 가려진 수납 공간이 줄어들었다. EV3는 자사동급 차량인 니로나 현대 코나와 전체적인 사이즈가 비슷하거나 소폭 작다. 대신 실내 공간은 오히려 넓을 정도다.
가격 역시 비슷하거나 약간 저렴하게 출시됐다. 주 타켓층은 사회초년생이나 30대 초반 여성이라고 기아 측은 설명한다. 이처럼 은 고객은 넓고 다양한 수납 공간을 필요로 한다. 차량의 가장 큰 수납 공간 중 하나인 콘솔 박스를 없앴다는 것은 장점보다는 단점이 확실히 존재한다. 결과적으로 EV3는 글로브 박스가 이제 유일하게 남은 실내 밀폐 수납공간이다. 이또한 EV3에선 크지않았다.
다음으로는 승차감이다. 기아는 기존 전기차의 문제점을 개선하려고 엄청난 노력과 개발을 거급했다. 덕분에 고속 풍절음이눈에 띄게 줄어서 조용한 실내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처음운전할 당시와 조수석에 탑승했을 땐 승차감이 상당히 좋아졌다고 느꼈다. 특히 노면의 충격이 많이 올라오지 않았다.
문제는 뒷좌석이다. 소형 SUV라 뒷좌석 활용이 상대적으로 떨어지지만 이전 현대 코나 EV 뒷좌석에 탑승했다가 엄청난 멀미를 경험한 적이 있었다. 유독 전기차라특히 심했다. 회생제동이 겹치면 소형 전기 SUV뒷좌석 탑승객은 죽을 맛이다.
결과적으로 좋아졌다는 EV3도 예외는 아니었다. 앞으로 30, 40대여성들이 아이를 태우고 다니는 일이 많아질텐데 뒷좌석 승차감은 소형 SUV를 넘어서지 못해 아쉬웠다.
마지막으로 다소 사소할 수도 있지만 센터페시아와 전면 디스플레이다. 센터페시아에는 심플함과 간결함을 강조하려고 했던 것인지, 미디어를 조작하는 버튼 중 음악을 앞뒤로 넘기는 'SEEK' 버튼과 'TRACK'버튼이 사라졌다.
운전자가 턴을 하기위해 스티어링 휠을 돌리거나 디스플레이를 터치하기 어려운 상황이 오면 물리버튼을 많이사용한다. EV3에서 이런 물리버튼이 사라진 것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사항이다.기자에게는 마치 아이폰에 홈버튼이 없어졌을 당시 기분이 들었다.
공조를 조절하는 부분이 일체형 디스플레이클러스터와 인포테인먼트 스크린 사이에 위치한다. 운전석 시야에는 스티어링 휠에 가려진다. 이 부분은 EV9에서도 동일하게 나온단점이다. 사실상조작이불가능에 가깝다.
물론 터치를 지원해공조 모드 변경이나 온도 조절이 가능하고, 이러한 기본적인 공조 조절 장치를따로 센터페시아에 물리버튼으로 장착했지만 여전히 왜 가려진 부분에 그대로 사용하는지 소비자의 불편을 해결하지 못한 모양새다.
전체적으로 EV3는 준대형 SUV EV9의 실내 요소를 대부분 채용했다. 문제는 기존에 좋은 평을 받지 못한 EV9의 단점도 가져왔던 게 아쉬울 뿐이다.
어쨋든 EV3는 보급형 소형 전기 SUV를 개발하기 위해공들인 연구원의 노고가 여기저기 보인다. EV9의 축소판처럼 보이는 디자인 역시 고급스러움을 주기 충분하다. 사소한 단점으로 보일 수 있지만 소비자의 관점에서 개선됐으면 하는 부분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몇가지 지적을 해봤다.
전진혁 에디터 jh.jeon@cargu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