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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평정심' 앞세운 '대기만성' 송세라, 파리서 생애 최고의 순간을 꿈꾸다[파리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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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여자 에페 에이스' 송세라(부산광역시청)는 '대기만성형'이다.

중학교 2학견이던 2007년 체육 선생님의 권유로 펜싱을 시작한 송세라는 고등학교를 졸업할때까지 전국대회에서 단 한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중학교 시절에는 지고 마스크를 바닥에 집어 던질 정도로 다혈질이었다.

대학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국제대회는 또 다른 벽이었다.

그런 그를 바꾼 것은 지난 도쿄올림픽이었다. 단체전 은메달이 터닝포인트였다. 자신감을 얻은 송세라는 승승장구했다. 2022년 2월 바르셀로나 월드컵에서 개인전 우승을 차지하더니, 같은 해 7월 카이로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2년 남현희 이후 20년만의 쾌거였다. 단체전까지 우승을 차지한 송세라는 여자 선수 최초의 세계선수권 2관왕을 이뤘다. 기세를 탄 송세라는 첫 출전한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도 단체전 금메달, 개인전 은메달을 땄다.

송세라는 내친김에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한다. 송세라는 지난 도쿄 대회에서 아쉽게 16강에서 무릎을 꿇었다. 당시 세계랭킹 18위였던 송세라는 세계랭킹 1위였던 안나 마리아 포페스쿠(루마니아)에게 패했다. 이번엔 세계랭킹을 7위까지 끌어올린만큼, 가능성이 있다. 혹시 모를 텃세까지 대비하는 등 철두철미하게 준비했다.

송세라의 장점은 빠른 발이다. 송세라는 키가 1m64에 불과하다. 국제대회에서 상대하는 선수들은 대부분 1m70을 넘는다. 리치도 3㎝ 이상 짧다. 때문에 송세라는 상대적으로 더 긴 프렌치 그립을 사용한다. 송세라는 이런 불리한 신체조건을 스피드로 만회했다. 어릴 적부터 발이 빨랐던 송세라는 민첩한 움직임으로, 상대를 역이용한 발찌르기가 주무기다.

송세라의 또 다른 장점은 평점심이다. 에페는 동시타가 인정돼, 먼저 점수를 내주면 승부를 뒤집기가 어렵다. 하지만 송세라는 실점을 해도 조급하지 않고, 늘 초연하게 상대를 공략한다. 웬만해선 자기 감정을 드러내지 않아 '평점심의 달인'이라 불린다.

이같은 장점을 앞세운 송세라는 김지연 이후 두 번째 여자 펜싱 금메달리스트이자 여자 에페 첫 금메달에 도전한다. 여자 에페는 단체전에서 은메달만 2개를 수확했다. 카이로 세계선수권을 생애 최고의 순간으로 꼽는 송세라는 파리가 최고의 무대가 되길 꿈꾸고 있다.

파리=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