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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빛의 그저, 빛] 진정한 'JYP 황태자' 스트레이 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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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빛의 그저, 빛> K팝의 글로벌 위상이 빛나는 지금, 정빛 기자가 반드시 비추어 보아야 할 K팝 스타를 환하게 조명합니다.

[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마의 7년이라는 '미로'에서 벗어나, 새로운 '神메뉴'를 내놓았다. 하얀 김을 '칙칙' 뿜어내며 완성된 이 음식은 이번에도 '붐'을 일으키는 중이다. 입맛을 더 '매니악'하게 만들기 때문. 이는 진정한 '소리꾼' 스트레이 키즈 이야기다.

K팝 신에는 '마의 7년'이라는 말이 있다. 데뷔 후 7년 안에 팀이 해체되거나, 멤버가 탈퇴해 완전체로 유지하지 못하는 것을 '마의 7년' 징크스라고 부른다. 대부분 팀이 소속사와 표준 계약서상 7년 전속계약을 체결하기에, 종료 기간이 다가오면 재계약을 두고 고심하게 되는 것이다.

2018년 3월 데뷔한 스트레이 키즈는 내년에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와 첫 전속계약이 종료된다. 그러나 이를 몇 개월이나 앞두고, 멤버 전원이 최근 JYP와 재계약을 맺어 놀라움을 샀다. 시간적 여유가 넉넉했고, 8인조 다인조 그룹인 만큼, 각자 더 다양하게 생각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팀 업적 바탕에는 JYP의 뛰어난 기획력이 있었다는 것을 알기에 더 시간을 끌지 않았고, JYP와 두터운 믿음으로 재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JYP는 트와이스, 데이식스에 이어 스트레이 키즈까지 재계약에 성공하며, 더 드높게 비상할 채비를 다졌다. 여기에 있지, 니쥬,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엔믹스, 비춰, 넥스지까지. '차세대 글로벌 K팝 대표'를 차지할 IP도 대거 마련한 상황이다. 무엇보다도 JYP에 있어 스트레이 키즈는 귀한 '효자'라, 이번 재계약이 더더욱 의미 있다. '효녀' 트와이스와 함께 오래 앓았던 '미국병'을 치료해 줬고, 한때는 주가를 불장으로 이끈 바다. JYP 종토방(종목 토론 게시판)에서 초기 스트레이 키즈를 두고 '전기도둑'으로 불렀다가, 이제는 '황태자', '도련님'이라고 부르는 것 또한 일맥상통하다.

이는 스트레이 키즈의 화려한 스코어만 봐도 알 수 있다. 미국 빌보드 메인차트 '빌보드 200'에서 앨범 4연속(미니 6집 '오디너리', 미니 7집 '매시던트', 정규 3집 '★★★★★', 미니 8집 '락스타') 1위를 차지했고, 또 다른 메인차트 '핫100'에서는 지난해 '락'이 90위로 차트인했다. 이는 한국 가수 중 방탄소년단 다음으로 두 번째로 4연속 '빌보드 200' 1위를 차지한 것이며, '핫100' 역시 방탄소년단 다음으로 보이그룹 중 두 번째로 처음 입성한 기록이다. 글로벌 팬 척도로 여겨지는 유튜브 구독자 수도 방탄소년단, 빅뱅에 이어 보이그룹 중 세 번째로 1000만 명을 돌파했다. 보이그룹 중 방탄소년단 다음 포지션을 따져 본다면, 이 자리에 스트레이 키즈가 가장 가깝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19일 발표한 신보 '에이트'도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발매 당일, 음반 집계 사이트 한터차트 기준 165만 4332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하루 만에 밀리언셀링을 달성해 네 작품 연속 발매 첫날 밀리언셀링에 성공한 것이다. 타이틀곡 '칙칙붐' 뮤직비디오도 공개 당일인 19일부터 나흘간 유튜브 뮤직비디오 트렌딩 월드와이드 1위를 수성하고 있다.

스트레이 키즈의 이러한 글로벌 인기에는 '자체 제작돌'이라는 점이 배경으로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다. 스트레이 키즈는 그룹 내 프로듀싱팀 쓰리라차(방찬, 창빈, 한)가 전곡 작사, 작곡하는 팀이다. 이에 팀의 정체성과 음악적 메시지가 더 확고하다는 것이 강점으로 통한다.

스트레이 키즈의 곡들을 보면, 우선 맛깔나는 가사가 눈에 들어 든다. '미로'에서는 '거울(mirror) 속에 비친 난 미로'라는 가사가 미러와 미로의 비슷한 발음이 활용됐고, '신메뉴'에서는 '이게 우리 탕 탕 탕탕'이라는 가사에서 한식의 '탕'과 총성의 의성어 '탕'을 사용한 바다. '소리꾼'에서는 '나무꾼은 어서 돌아가시오/ 여긴 나무랄 데가 없네'라는 가사에서 나무꾼과 나무가 같이 사용됐으며, '락'에서는 노래 장르 락과 즐길 락의 두 의미를 담은 가사가 재치 있다.

무엇보다 전매특허 '마라 사운드'가 팀의 중요한 음악색이 된 분위기다. 스트레이 키즈의 히트곡 '미로', '신메뉴', '백도어', '소리꾼', '케이스 143', '특', '락', '부작용' 등은 주로 EDM 기반의 장르로, 여기서 디테일하게 퓨처 베이스, 하우스, 사이키델릭 트랜스, 트랩, 붐뱁, 뭄마톤으로 나뉜다. 초기 주종방에서 스트레이 키즈가 '전기도둑'이라 불러지는 것 역시, 아직 수익을 많이 내지 못한 채 사옥의 전기세만 축낸다는 뜻도 있지만, EDM 사운드를 자주 사용한다는 의미가 들어간 것이다. 이러한 EDM을 기반으로 힙합, 어쿠스틱, 대중팝, 얼터너티브 락, 국악 등 장르를 접목하기도 한다.

이에 처음에는 다소 시끄럽게 들리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중독되는 '마라맛'을 자랑한다. 최근 5세대로 불리는 보이그룹들의 '이지 리스닝'과는 정반대로 대치, 스트레이 키즈는 체급부터 다른 '하드 리스닝'을 내세우는 것이다. 오죽하면 K팝 팬들 사이에서는 '아이돌계 노동요', '한국 노조가 화내는 음악'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이러한 음악에 따라 비주얼과 퍼포먼스도 강렬해, 모범생 이미지가 강했던 JYP가에 기분 좋은 날라리 반항아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실제 멤버들의 조합을 봐도 '효도하는 JYP 악동'에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스트레이 키즈 히트곡 대부분의 초입부는 시끄러운 질감으로, 여기에 창빈이나 한의 호통치는 '공격형 랩'이 깔린다. 이는 스트레이 키즈의 음악을 초반부터 집중할 수 있는 요소로 해석된다.

그러다 미성이 돋보이는 승민, 아이엔, 방찬, 리노가 한번 힘을 풀어주면서 곡의 전개를 점차적으로 올려 하이라이트를 향해 달려간다. 이때 '동굴 목소리' 필릭스가 등판, 충격을 가한다. 대부분 하이라이트에서 고음으로 방점찍는 것과 달리, 오히려 굵은 저음으로 메인파트를 소화해 반전을 준 것이다. 여기서 현진의 비주얼까지 시각적인 자극을 더 해, 완벽한 공식을 이루게 된다.

이번 타이틀곡 '칙칙붐'도 위풍당당한 가사와 특유의 '마라 사운드'가 돋보이는 곡이다. 가사 중에서는 'I'm the owner of my goal 주인 잘 만난 복/ I make it right 영점 조준 clear/ 정적을 깨 버리지 나의 trigger, fire (fire)/ 저 끝까지 과녁을 더 위로 올려'라는 구간이 전원 재계약 성공에 더 탄력받아 글로벌 팬들을 더 정조준해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또한 라틴 스타일의 힙합 리듬 위 중독적 루프, 나른하고 독특한 탑라인이 청취 포인트다. 그간 스트레이 키즈의 '마라 사운드'와 비교했을 때, 부드러운 매력도 가미된 것이다. 최근 신보 간담회에서 아이언 역시 "이전보다 조금 부드러운 느낌이다. 부드러운 크림을 더한 마라 로제맛"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스트레이 키즈가 가장 잘하는 '마라 음악'으로 글로벌 팬심을 더 확고하게 하면서도, 부드러운 매력까지 더해 글로벌 대중성도 잡겠다는 의지다.

'톱 할리우드 스타' 라이언 레이놀즈, 휴 잭맨과의 특별한 인연으로 이미 청신호를 켰다. 이번 신곡 '칙칙붐' 뮤직비디오에 두 스타가 출연하는가 하면, 스트레이 키즈도 이들의 영화 '데드풀과 울버린' OST '슬래시'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2021년 스트레이 키즈가 영화 '데드풀'을 차용한 무대를 라이언 레이놀즈가 언급하고 휴 잭맨이 가세하면서, 이들의 인연이 이어진 것이다.

이처럼 자체 제작 프로듀싱으로 큰 사랑을 받는 스트레이 키즈가 JYP와 전원 재계약에 성공하고, 두 할리우드 스타의 지원사격까지 받으면서 이번 신보로 어떤 기록을 세울지 관심사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