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문동주(20·한화 이글스)냐. 김도영(20·KIA 타이거즈)이냐.
3년 전 신인드래프트를 앞두고 KIA 타이거즈를 비롯해 KBO리그를 뜨겁게 달궜던 주제는 문동주와 김도영 중 누구를 뽑을 지 였다.
진흥고 출신 문동주는 시속 150㎞ 중·후반의 빠른 공을 던진다는 강점이 있었다. 제구 또한 나쁘지 않다는 평가. 광주동성고를 졸업한 김도영은 '제 2의 이종범'으로 성장할 잠재력을 갖춘 '5툴 플레이어'로 평가를 받았다.
당시 지역연고 1차 지명권을 가지고 있는 KIA는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동시에 지역연고 지명을 포기하고 전국지명으로 방향을 잡은 한화는 KIA의 선택 이후 이들 중 한 명을 영입하기로 했다.
'문김대전'이라고 불릴 정도로 치열한 고민의 시간이 이어졌다. 장고 끝에 KIA는 김도영의 손을 들었다. 자연스럽게 문동주는 한화 유니폼을 입게 됐다.
첫 해 문동주와 김도영 모두 프로의 맛을 본 시간이었다. 문동주는 부상이 겹치면서 13경기에서 28⅔이닝을 던져 1승3패 2홀드 평균자책점 5.65를 기록했다. 김도영은 103경기에 나왔지만, 타율 2할3푼7리에 머무르면서 아직은 빛을 보지 못했다.
2년 차에는 문동주가 다소 앞서 나가는 모양새였다. 문동주는 23경기에 나와 8승8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하면서 팀 내 선발 자원으로 자리를 잡았다. 또한 각종 국가대표 경험까지 쌓았다. 반면, 김도영은 부상 등 불운으로 84경기에 출장에 그쳤다. 타율은 3할3리를 기록했지만, 아쉬움이 큰 시즌이 됐다.
1년 차 때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서 문동주는 2년 차에도 신인왕 자격을 갖추고 있었다. 문동주는 2006년 류현진 이후 17년 만에 한화 출신 신인왕을 수상했다.
지난해까지 '문김대전'은 '문'이 앞서 나가는 듯 했다. 그러나 올해 다시 한 번 판세가 바뀌었다. 문동주는 올 시즌 15경기에서 4승7패 평균자책점 6.32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해 모습을 100%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독한 '성장통'의 시기를 맞이하게 됐다.
반면, 김도영은 역사를 써내려갔다. 94경기에 나와 타율 3할5푼4리 25홈런 29도루를 기록했다. 20홈런-20도루는 전반기에 달성했다. 이는 역대 5번째 기록. 타이거즈 역사에서는 최초였다.
지난 23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에서는 단타-2루타-3루타-홈런을 4타석 만에 차례로 기록하며 내추럴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했다. 내추럴 사이클링 히트는 1996년 김응국(당시 롯데) 이후 두 번째 기록. 그러나 단 4타석 만에 달성한 건 김도영이 최초다.
지금과 같은 페이스면 MVP는 김도영이 유력한 상황. 소속팀 KIA가 24일까지 59승2무35패로 선두 질주를 달리고 있어 김도영의 모습은 더욱 빛나고 있다.
문동주와 김도영 모두 KBO리그의 미래를 짊어진 선수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매년 달라지게 성장을 보여주는 두 선수의 모습은 KBO에 큰 볼거리를 낳고 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