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SK 오재현(24)의 체지방률은 8%다.
자기관리가 철저했던 일본야구 레전드 스즈키 이치로는 전성기 시절 5%의 체지방률을 기록했다. 한마디로 지구상 최상급 체지방률이었다.
오재현의 8%는 특급 수준이다. 그만큼 자기 관리가 철저하다.
그는 한양대 3학년 시절 얼리 드래프트를 신청했다. 프로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평가가 엇갈렸다. 몇몇 스카우트는 "뛰어난 활동력과 수비력을 가지고 있다. 리그에 들어오면 수비력만큼은 최상급"이라고 했다.
부정적 시각도 존재했다. "슈팅 메커니즘이 정말 좋지 않다. 3점슛에 약점이 있다면 그 신장(1m87)에 프로에서 살아나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대한 재반박도 있었다. "워낙 워크 에식이 좋은 선수다. 슈팅력이 좋지 않지만, 강력한 수비력과 활동력이 있기 때문에 프로에서 성공할 수 있는 선수"라고 했다.
즉, 명확한 약점이 있었지만, 성실함으로 약점을 극복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
그는 2라운드 1순위로 SK에 지명됐다. SK 입장에서는 행운이었다.
무섭게 성장했다. 데뷔시즌 37경기에 출전한 그는 매 시즌 존재감을 과시했다. 2022~2023시즌 54경기 출전, 지난 시즌 51경기에 나섰다. 최원혁과 함께 리그 최고 외곽 수비수로 평가받고 있다. 아킬레스건이었던 3점슛 역시 지난 시즌 눈에 띄게 발전했다. 슈팅 기복이 있지만, 데뷔시즌 25.7%의 3점슛은 매 시즌 성공률이 올라가고 있다. 지난 시즌 32.3%를 기록했다.
새깅(공격자를 떨어져서 수비하는 방법)을 하면 안되는 선수가 됐다.
뛰어난 수비력과 함께 강력한 활동력, 그리고 속공 능력은 날카롭다. 이제, SK 입장에서 그는 없어서는 안될 선수가 됐다. 연봉도 많이 올랐다. 지난 시즌 대비 210% 인상된 3억1000만원을 받는다.
그는 이번 국가대표팀에 발탁됐다. 외곽 에이스는 이정현이었지만, 오재현의 외곽 수비와 활동력은 대표팀에 큰 힘이 됐다. 주요 선수들이 빠진 한국은 예상을 깨고 일본과의 친선전에서 1승1패를 기록했다.
강원 고성 전지훈련에서 만난 오재현은 "이번 대표팀은 원팀이었다. 이정현이 각광을 받았지만, 선수들 전체가 그런 것에 신경쓰지 않았다. 나는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했고, 이정현 이우석 하윤기 등 대표팀 모든 선수들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했다. 경기 전, 몇몇 농구 관계자들이 비관적 전망을 하기도 했지만, 선수들은 더욱 오기가 생겼다"고 했다.
그는 대표팀에서 돌아온 뒤에도 미친 듯이 훈련을 했다. "고성 전지훈련 직전 오전, 오후, 야간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다.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미친듯이 운동만 했다"고 덧붙였다.
그의 몸상태가 상당히 좋다. 하지만, 방심은 없다. 오재현은 "지금은 몸 상태를 약간 떨어뜨려야 하는 시기다. 그래서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중했다. 시즌에 맞춰 조금씩 올릴 예정"이라며 "올 시즌 목표가 있다면 수비상이다. 공격에서도 좀 더 신경써야 한다"고 했다. 올 시즌도 오재현은 '청신호'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