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원래는 켈리와 끝까지 가기로 단장과 얘기를 했었는데…."
이제껏 보지 못했던 외국인 선수와의 눈물의 고별식이 화제가 됐다. LG 트윈스의 6년차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가 20일을 끝으로 LG를 떠나면서 선수와 코칭스태프, 팬들까지 모두 눈물을 흘리며 그와의 이별을 슬퍼했다.
2019년부터 LG에서 에이스 역할을 했고, 항상 팀과 팬을 먼저 생각했던 선수였기에 동료를 떠나보내는 아픔이 컸다.
LG 염경엽 감독도 켈리를 극찬했다. 염 감독은 21일 "그동안 봐왔던 외국인 선수 나에겐 밴헤켄이 1등이었다. 넥센 시절에 오래 봤고, 일본에 보냈다가 다시 데려와서 같이 했었다"며 "그러나 1년 반 동안 켈리와 함께 하며 1등이 켈리로 바뀌었다"라고 했다. 염 감독은 "인성이나 야구에 대한 생각, 팀에 대한 충성도, 동료애 등 모든 면에서 좋은 선수였다"라고 켈리를 떠나 보내는 아쉬움을 전했다.
염 감독은 사실 전반기까지만 해도 올시즌 끝까지 켈리와 함께할 생각이었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염 감독은 "5월에 차 단장이 미국에 갔을 때 선수가 1명 있었다. 엄청나게 고민을 했었는데 켈리라서 바꾸지 않기로 했다"라며 "그리고 전반기가 끝났을 때 차 단장과 켈리는 시즌 끝까지 함께 하자고 얘기를 했었다. 실력은 부족하지만 팀에서 오래하며 보여줬던 모습. 한국의 정 때문에…. 구속도 다시 오르고 있어서 끝까지 가자고 했었다"라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일주일 사이에 상황이 급변했다. 염 감독은 "켈리가 후반기에 구속이 다시 떨어졌고, 이때 우리가 봐왔던 투수가 나왔다고 해서 단장이 급하게 미국으로 갔고, 계약까지 할 수 있게 됐다"면서 "짧은 시간에 구단도 정말 열심히 준비를 했고, 코칭스태프와 선수들도 최대한의 예우를 해서 보내게 됐다"고 했다.
염 감독은 역대급 고별식이 오스틴 딘과 디트릭 엔스에게도 큰 영향을 줬을 것으로 생각했다. 염 감독은 "오스틴과 엔스도 '나도 저렇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겠나. 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6년간 73승을 거두고 LG를 5년 연속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이끌었던 '잠실 예수' 켈리가 떠났다. 이제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LG의 1선발을 맡게되며 새로운 LG가 시작된다.
켈리와의 눈물의 이별 하루 뒤인 21일 LG는 잠실 라이벌 두산을 6대3으로 꺾고 파죽의 5연승으로 선두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