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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압박? 이번엔 진짜? 못하지 않는 켈리, 왜 2년째 교체설에 시달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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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LG 트윈스가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크게 부진한 선수는 없는데 6시즌 째 동행 중인 케이시 켈리가 또다시 교체설로 도마 위에 올랐다.

LG 차명석 단장이 17일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외국인 선수를 보기 위해서다. LG 구단이 이를 인정했고, 염경엽 감독도 17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 리스트에 있던 1명이 나왔다고 해서 급하게 가셨다. 체크 한번 해본다고 하고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단장의 출장이 무조건 교체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LG의 리스트에 있던 외국인 선수 1명이 최근 시장에 나왔고, 이 선수의 현재 상태가 어떤지, 만약 계약을 할 경우 어느 정도 수준에서 조율이 될지를 파악하기 위한 출장이다.

그 사이 LG 외국인 선수들이 빼어난 활약을 펼치면 굳이 바꿀 이유가 없고, 협상이 생각대로 풀리지 않을 경우 없던 일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차명석 단장 미국행의 명확한 이유가 공개되면서 자연스럽게 이 내용은 선수단에도 알려지게 됐다. 결국 교체 대상은 외국인 투수 2명. 켈리와 디트릭 엔스. 그중에서 최근 페이스만 놓고 냉정하게 비교했을 때, '굳이' 바꿀 대상을 찾자면 켈리다.

켈리는 올해로 LG에서 6시즌째 뛰고 있다. 교체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은 올해가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에도 이전보다 떨어지는 공의 위력, 늘어난 피안타 등으로 변화가 필요했고, 구체적으로 교체 가능성을 알아본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결국 교체하지 않았고, 후반기에는 켈리가 아닌 애덤 플럿코로 인해 속앓이를 했다.

올 시즌 켈리 성적이 압도적이지 않은 것은 맞다.

19경기에서 5승8패 평균자책점 4.51. 피홈런(13개)도, 피안타율(0.290)도 KBO리그에 온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미 상대 타자들도 켈리에 대해서 너무나도 잘 알고 있고, 1989년생 30대 중반으로 하락세를 탈 수 있는 나이다.

그렇다고 해서 켈리가 당장 교체 대상이 될 정도의 부진하지는 않다. 그가 등판한 19경기 중 퀄리티스타트(선발 등판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는 11번. 퍼펙트게임이 될 뻔 했던 1피안타 완봉승을 기록했던 게 불과 한달도 되지 않았다. 이후 켈리는 3경기에서 2번의 6이닝 1자책, 1번의 5이닝 5자책 경기를 했다.

결국 염경엽 감독은 "외국인 투수를 바꾼다면, 올 시즌은 사실상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이번 행보 속에는 더 확실한, 더 무서운 에이스를 너무나도 간절히 바라는 팀의 욕망이 묻어있다고 봐야 한다.

2년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LG 입장에서는 지금 엔스도, 켈리도 확실한 1선발 겸 에이스 역할을 기대하기에는 분명 못 미치는 점이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 국내 선발 투수들의 기여도가 줄어든 것 역시 고민의 시작 지점이다.

하지만 올해도 이미 교체설이 한차례 돌았다. 전반기에도 차명석 단장의 미국행을 두고, 외국인 투수 교체설에 힘이 실렸고 확실한 소득 없이 귀국했다. 그리고 놀랍게도 교체설이 공개적으로 언급되기 시작한 시점부터 엔스와 켈리가 반전의 호투를 릴레이로 펼치기 시작하면서 교체설이 쏙 들어갔었다.

올해에만 두번째 교체설. 이번에도 구체적인 계약 윤곽이 드러나기 전, 과정이 먼저 외부에 공개됐다. 외국인 선수들도 이같은 분위기를 모를 수는 없다. 분명히 위기의식을 느낄 수밖에 없고, 이는 다른 팀 동료들에게도 마찬가지의 영향을 미친다.

이번에도 또 한번 기사회생할까, 아니면 이렇게 동행에 마침표를 찍을까. 단장의 귀국 이후 모든 것이 결정된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