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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47→6월 4.40→7월 5.63' 수상한 KIA 에이스, 대체 뭐가 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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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야구 실력도, 한국 문화 적응력도, 팀 동료들과의 관계도 좋은 최고의 외국인 투수. 하지만 확실히 시즌 초반같지는 않다.

KIA 타이거즈 제임스 네일은 전반기 KBO리그 구성원들이 뽑은 최고의 외국인 투수다. 10개 구단 단장, 감독, 수석코치, 선수 총 50인을 대상으로 한 스포츠조선 설문 결과 네일이 무려 30표를 받아 1위를 차지했다. 그만큼 압도적 '에이스'였다. '외인 원투펀치'로 기대를 받았던 윌 크로우가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낙마했지만, 네일이 양현종과 더불어 선발 로테이션의 무게를 잡아주면서 KIA가 1위를 달릴 수 있었다. 원동력 자체였다.

하지만 최근 네일의 등판 내용은 확실히 시즌 초반에 비해 떨어지는 게 맞다. 네일은 6월초까지도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했다. 투구 이닝과 실점을 기준으로 잡는 평균자책점이 투수의 기량을 평가하는 절대적 기준점은 아니지만, 많은 이닝을 적은 실점으로 잡아내면서 상대에게 위압감을 줬다.

하지만 그의 평균자책점이 6월 이후 폭등하고 있다. 4월 월간 평균자책점 1.47, 5월 1.84를 기록했던 네일은 6월 4.40, 7월에는 3경기에서 5.63을 기록 중이다. 시즌 전체 평균자책점도 급등했다. 6월 7일 두산전(6⅓이닝 5실점 4자책)이 끝난 기준으로 1.82로 1점대를 지키고 있었던 네일은 지난 14일 SSG전(5⅔이닝 3실점)을 마친 후 2.96까지 치솟았다. 줄곧 지켜오던 최저 평균자책점 1위 자리도 카일 하트(NC)에게 내줬고, 이제는 3점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일단 볼이 늘어났다. 네일은 KIA의 '사직 악몽'이 벌어졌던 지난 6월 25일 부산 롯데전에서 5이닝 9실점(4자책)으로 충격의 투구를 한 후, 매 경기 볼 배합과 구종 구사 비율에 조금씩 변화를 주고 있다. 비중이 낮던 포심패스트볼 개수를 조금 늘리기도 하고, 14일 SSG전에서는 모든 구종을 통틀어 스위퍼를 가장 많이 쓰기도 했다. 또 9일 LG전에서는 투심패스트볼로 효과를 봤다.

하지만 최근 볼이 많아지면서 어려운 승부가 이어진다. 14일 SSG전에서는 초구 스트라이크가 13번, 초구 볼이 12번으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고 시작한 게 절반밖에 되지 않았다. 불리한 카운트 싸움이 이어지고 이후로도 볼이 많아지면서 투구수가 늘어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어느정도 예상했던 부분이다. 네일은 미국에서도 최근 3년간 불펜으로 주로 뛰었다. 과거에는 풀타임 선발 경험이 있지만, 체력 문제에 대한 우려가 존재했다. 네일을 영입 리스트에 올려뒀던 타 구단에서도 이 부분을 염려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일이 대단한 점은 단 한번도 5회 이전에 마운드를 내려간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올 시즌 등판한 19경기 중 5이닝을 채우지 못한 경기는 한번도 없고, 퀄리티스타트가 10차례에 달한다. 최근 피안타율과 출루허용, 실점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에이스로서의 본인의 기본 역할은 해낸다는 뜻이다.

하지만 KIA의 고민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KIA는 우승에 도전하는 팀이다. 1위 싸움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모르겠지만, 후반기 계속해서 이어질 '빅게임'을 어떻게 잡느냐도 중요하고 나아가 포스트시즌까지 계산을 미리 해둬야 한다. 양현종이 건재한다고 해도, 확실히 양현종과 함께 선두에 설 '에이스'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네일의 부침이 일시적 요인 때문인지, 이제 상대팀 타자들에게 더이상 맞히지 못할 어려운 공이 아니게 된 것인지를 냉철하게 파악해볼 필요는 있어 보인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