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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더 전기차'답게 만든 디테일..기아 EV3 테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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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가16일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파이팩토리에서'더 기아 EV3 테크 데이'를 개최했다. 자사의 소형 전기 SUV EV3상품성과 전동화 기술력에 대해 해당 연구원이 직접 설명하는 자리였다.

기아 EV3는 전기차 대중화를 노리는 기대주다.전기차 캐즘 시대를 맞은 국내 시장에전기차 대중화라는 포부로 나섰다.자신감이 대단하다. EV3는 국내 소비자에게 어떤 매력을 어필할 수 있을까.

소비자가 전기차 구매를 고려할 때가격 다음으로 중요하게 여기는 건 충전과 1회 충전 항속거리다.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전환할 때소비자가 가장 큰 차이를 경험하는 부문이 보니여러 상황을 시뮬레이션한다.

생활 반경에 충전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 있는지 그리고 전기차가1회 충전으로 얼마나 주행할 수 있는지를 머릿속으로 끊임없이 그리면서 전기차를 구매하게 된다.

EV3는 스탠다드와 롱레인지 각각 58.3kWh, 81.4kWh 용량의 리튬이온 NCM 배터리 팩을 탑재한다. 17인치 휠을 기준으로 하면 1회 충전 항속거리가 각각 350km, 501km에 달한다.

눈길이 가는 건 롱레인지 트림이다. EV3차체 크기는 현행 니로 EV와 비교해 작다. 전장, 전고, 휠베이스가 각각 120mm 10mm 40mm씩 짧고전폭만25mm 넓다. 차체 크기가 더 작지만니로 EV에 비해 용량이 큰 배터리 팩을 탑재하면서 실내 공간을 극대화했다는 점이 놀랍다.

EV3가 더 큰 배터리 팩을 탑재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EV3기반이 되는전기차 전용 E-GMP 플랫폼과새로 도입한 4세대 NCM 배터리 팩 덕이다. EV3는 현대차그룹 전기차 가운데 처음으로 전륜 기반 E-GMP 플랫폼을 적용했다.

내연기관차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니로 EV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설계에 자유도가 높아지는 만큼 구조적 이득을 챙길 수 있었다. 이와 더불어셀 단위의 에너지 밀도를 향상한4세대 배터리 팩을 적용해니로 EV 대비 약 22%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갖췄다.

또한, 배터리 팩 내부를 구성하는 여러 전장품을 2단으로 탑재해 추가 공간을 확보했다. 현행 니로 EV와 EV3 롱레인지의 배터리 용량을 비교하면 무려 25% 차이가 벌어진다.

현대차그룹 최초로 적용한 사이드 실 언더커버

단순히 배터리 팩 용량을 늘려 1회 충전 항속거리를 확보한 건 아니다. 전기차에서 중요한 '공기저항 계수'를 줄이기 위한 노력도 더해졌다. 공기저항 계수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와 노력이 돋보인다. 주목할 점은 전·후륜 윤거제원 공력 최적화와 언더바디 개선이다.

먼저전·후륜 윤거 제원 공력 최적화다. 통상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내연기관 자동차는전·후륜의 휠 아치 폭이 동일하다. 연구원들은 이런 점을인지했다. EV3는 전륜 대비 후륜의 휠 아치 폭을 줄였다.전륜 1608mm, 후륜 1597mm다.물과 보트 표면 사이에서 생기는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뒤쪽이 좁아지는 '보트테일 형상'을 구현한 것이다.

이와 더불어 차체 하부 유속과 타이어 유동을 개선하기 위해 풀 언더커버링을 적용했다. 이 과정에서 사이드 실 언더커버를 비롯해 총 8종의 언더커버 부품을 장착해커버링 면적을 79.1%까지 늘렸다. 각고의 노력 끝에기아 EV3공기저항 계수는 0.27cd까지 줄였다. 결과적으로 항속거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기아 EV3는 회생제동 기능을 대폭 업그레이드했다

다음은 EV 고객경험 향상이다.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전기차만 갖추고 있는 '무기'는 무엇일까. 바로 회생제동이다.내연기관차는 엔진 브레이크로 동력을 재생산할 수 없는 반면전기차는 회생제동이라는 기능으로 동력을 재생산한다.

EV3는 회생제동 기능을 업그레이드했다. 아이 페달(i-Pedal) 3.0과 스마트 회생 시스템 3.0이다. 아이 페달이란 전기차 회생제동을 이용해 가속페달만으로 가감속 및 완전 정차까지 지원하는 기능이다. 기존 현대차그룹 전기차에서 아이 페달 모드를 활성화한다는 건가장 강한 회생제동 모드를 켠다는 것과 같았다. 감속도 조절이 불가능해 탑승객의멀미를 유발하기도 했다.

아이 페달 3.0이 적용되면서 '후진 시 아이 페달' 기능이 추가됐다
아이 페달 3.0부터는 회생제동 단계를 조절할 수 있다. 즉, 운전자가 원하는 감속도로 아이 페달 모드를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와 더불어 '후진 시 아이 페달' 기능도 추가됐다. 기존에는 아이 페달 모드를 활성화한 경우에도후진 중 정차 및 D단 변속 시 브레이크를 밟아야 했다.

후진 시 아이 페달을 사용하면 브레이크 페달 조작이 불필요하다. 브레이크 조작 없이도 정지 상태를 유지하고D-R단을 오갈 수 있어 편리하다.가속 페달만으로 차량의 거동을 조작하는 데 있어 안전 문제도 우려된다.

'후진 시 아이 페달 사용 안 함'을 선택지로 제공한다. 하지만 이런기능과연관성을맺고 있는 '페달 오조작'에 대한 완벽한대응책이라고 보긴 어렵다.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에 적용된 '페달 오조작 안전보조 시스템(PMSA)'을 도입했다면 어땠을까.

스마트 회생 제동 시스템 3.0
다음은 스마트 회생 시스템 3.0이다. 스티어링 휠 우측 패들쉬프트를 1초 이상 길게 누르면 활성화할 수 있다. 달라진 점은 회생제동 강도 조절과 정차 지원이다. 기존 회생제동 강도 조절의 선택지는 '강한 감속-보통 감속-부드러운 감속'으로 구성됐다. 이번 업그레이드를 통해'차간 거리 레벨'로 선택지가 많아졌다. 선행 차량과의 거리를 기반으로 회생제동 활성화 시점을 선택할 수 있다.

또한기존에는 정차할 때, 반드시 브레이크를 밟아야 했다.이번 업그레이드로 정차까지 자동 감속을 지원한다. 기아 심규빈 차량구동제어개발1팀 연구원은"서울에서 남양연구소 간 주행 테스트 결과브레이크 페달 조작 횟수가 109회에서 17회까지 감소했다"고 밝혔다. 재미난 분석이다. 운전 피로도를 상당 부분 줄여줄수 있다는 말이다.

전기차 전용 전원 제어를 적용해 정차 상태에서도 고전압 배터리 전력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현대차그룹은 자사 전기차에 V2L 기능을 대폭 적용해 'EV 고객 경험 향상'을 위해 노력했다. V2L로 전기차의 고용량 배터리전기를 끌어 쓸 수 있다는 건 분명한 장점이다. 디테일이 떨어지는 부분도 분명 존재했다. 바로 '전원 제어'다.

기존 현대차그룹 전기차는 내연기관 기반 전원 제어가 적용돼전기차임에도 'OFF-ACC-IGN-READY'단계를 거쳐야 했다. 시동(IGN) 단계에서는 고전압 배터리 전력을 사용하지 못하는 게 단점이었다.

유틸리티 모드 활성화 시, 고전압 배터리를 활용해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다
기아 EV3부터는 전기차 전용 전원 제어가 적용돼 'OFF-POWER ON-READY' 3단계로 단순화됐다. 이를 통해 고전압 배터리의 전력을 POWER ON 상태에서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장시간 동안 주행을 하지 않을 때도 공조 및 오디오 등 전기장치를 사용할 수 있는 '유틸리티 모드'를 추가했다. 이를 통해 이동 수단에서 엔터테인먼트 등을 즐길 수 있는 모빌리티로 전환됐다고 볼 수 있겠다.

현대차그룹은 전동화 전환에 발 빠르게 대응하며 순항하고 있지만 아직도전기차에는 내연기관 자동차를 만들어온 제조사다운 '고집'이 묻어 있었다. 그런고집은 전기차다운 디테일 부족으로 이어지면서소비자에게 실망을 안겨주곤 했다.기아 EV3는 이런 고집을털어낸 흔적을 엿볼 수 있다. 도로 위에서의EV3가 더욱 기대되는 대목이다.

서동민 에디터 dm.seo@cargu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