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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이정후 잃고 팀 정체성도 잃었다" 정곡 찌른 美 베테랑 기자, 4억달러 쓰고도 3년 연속 PS 실패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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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올스타 브레이크 들어 별로 주목받지 않는 팀이 있다. 시즌 전 높은 기대를 받았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다.

샌프란시스코는 47승50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4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지구 선두 LA 다저스와는 9경기차로 벌어졌다. 와일드카드 순위에서는 포스트시즌 커트라인인 3위 뉴욕 메츠(49승46패)에 3게임차 뒤진 7위다. 지구 우승은 사실상 물 건너갔으니, 와일드카드를 노려야 한다. 팬그래프스는 샌프란시스코의 포스트시즌 확률을 24.2%로 제시하고 있다. 이 정도 수치라면 어렵다고 봐야 한다.

현지 매체 디 애슬레틱은 16일(한국시각)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전반기 결산: 올스타 브레이크를 맞아 정체성 없는 팀을 평가한다(Assessing a team with no identity at the All-Star break)'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샌프란시스코를 20년 이상 취재한 베테랑 앤드류 배걸리 기자가 썼는데, 제목이 샌프란시스코의 전반기를 잘 표현해주고 있다. 지난 오프시즌 외부 영입에 4억달러를 쓰고도 전력이 제대로 가동되는 곳이 없다.

기자는 크게 3가지를 지적했다. 우선 '자이언츠는 투수의 팀도 아니고 수비의 팀도 아니다'라고 했다. 선발진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샌프란시스코는 팀 평균자책점 4.41로 전체 23위인데, 선발 평균자책점(4.49)과 불펜 평균자책점(4.32) 모두 23위로 나타났다.

배걸리 기자는 '팀 린스컴, 맷 케인, 매디슨 범가너, 라이언 보겔송, 배리 지토로 꾸려진 자이언츠의 2012년 로테이션은 역사상 손꼽힌다'면서 올시즌 샌프란시스코 선발진에 대해 '불안정한 로테이션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팀도 거의 불가능하다'고 비꼬았다.

로간 웹과 조던 힉스가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켰을 뿐 나머지 선발 3자리는 들쭉날쭉했다. FA 계약으로 데려온 블레이크 스넬의 부진이 컸다. 그는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9.51을 기록한 뒤 부상을 입고 이탈했다고 최근 돌아왔다. 다행히 최근 2경기에서 합계 1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사이영상 투수다운 모습을 되찾았다. 다른 선발 키튼 윈, 카일 해리슨, 메이슨 블랙 등은 부상에 신음했다. 샌프란시스코 로테이션이 불안했다는 건 5월 19일부터 7월 3일까지 46일 동안 2경기 연속 선발승이 없었다는 점에서 잘 드러난다.

배걸리 기자는 두 번째로 '자이언츠는 고득점 팀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샌프란시스코는 게임당 평균 4.40득점을 올려 이 부문 15위에 올랐다. 문제는 득점력은 리그 평균 수준인데 홈런이 적어 대량 득점이 힘들다는 점이다. 팀 홈런이 96개로 24위다. 팀내 최다 홈런 타자는 14개를 친 엘리엇 라모스이고, 2019년 AL 홈런왕 출신 호르헤 솔레어는 10홈런에 그쳤다.

배걸리 기자는 샌프란시스코의 득점력 저하의 주요 원인으로 이정후의 부상 이탈도 꼽았다. 그는 '자이언츠는 KBO 스타 출신으로 리드오프를 맡은 이정후가 37게임을 뛴 뒤 어깨 수술로 시즌을 마감한 뒤로 공격 정체성을 확립하는 게 더 어려워졌다'고 진단했다. 이정후는 지난 겨울 6년 1억1300만달러의 파격적인 조건에 계약하며 큰 기대를 받았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은 셈이 됐다.

이정후는 지난 5월 13일 신시내티 레즈전서 1회 플라이 타구를 잡으려다 펜스에 부딪히면서 어깨를 다쳐 수술을 받고 시즌을 마감했다. 37경기에서 거둔 성적은 타율 0.262(145타수 38안타), 2홈런, 8타점, 15득점, OPS 0.641. 기복이 있기는 했지만, 적응을 완료한 상태에서 이탈해 아쉬움이 컸다.

세 번째로는 기동력이 언급됐다. 배걸리 기자는 '자이언츠는 뛰는 팀도 아니다'라고 했다. 샌프란시스코는 팀 도루 31개로 꼴찌다. 더욱 최악인 것은 도루 허용은 95개로 최다라는 점.

그러면서 배걸리 기자는 샌프란시스코가 경기 후반 집중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부각했다. 그 예로 홈에서 거둔 28승 가운데 끝내기 승리가 9경기로 30팀 중 두 번째로 많다는 점을 들었다.

샌프란시스코는 2010년, 2012년, 2014년 '짝수해 월드시리즈 우승'을 일군 뒤로 좀처럼 부활하지 못하고 있다. 2022년 이후 3년 연속 가을야구에 실패할 공산이 크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