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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도, 2위도 "지금 쓰기엔..." 야구 혁명 피치컴, 현장선 고개 젓는 이유는[광주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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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당장 사용할 계획은 없다."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최근 KBO가 전 구단에 배포한 피치컴 세트 활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피치컴은 16일부터 전 구단 활용 가능하다. 투수, 포수 및 그라운드 내 야수 최대 3명까지 활용 가능하다. 구종, 코스가 입력된 버튼 달린 송신기를 포수가 누르면 투수와 내야수들이 전해 들을 수 있다. KBO는 지난 5~6일 인천에서 열린 KBO 올스타전 감독 간담회 때 피치컴 도입 및 사용 설명 시간을 가졌고, 15일 배포와 함께 구단 관계자 교육도 마쳤다.

하지만 KIA는 당장 피치컴을 활용하지 않을 방침. 이 감독은 "송신기에 버튼이 10개 이상 달려 있다. (구종, 코스가) 적혀 있는 것도 아니기에 감각적으로 해야 한다. 버튼이 어느 위치에 있는 지 외우고, 투수나 야수들이 어떻게 모자에 넣고 들을지도 연습이 필요하지 않을까. 포수가 버튼을 눌러도 투수가 던지고 싶은 공이나 코스가 있을 수 있다"며 "젊은 선수들이니 (장비는) 금방 숙지할 것 같지만, 연습을 안 하면 도저히 못한다. 완벽하게 숙지되기 전까진 사용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도 비슷한 생각을 드러냈다.

박 감독은 "선수들은 그동안 수동적인 사인에 적응해 있다. (장비)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며 "버튼을 누르는 것에 집중하다 헷갈려 미스가 날 수도 있다. 바로 쓰기보단 적응을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피치컴은 피치클락과 함께 시즌 개막에 맞춰 도입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장비 전파 인증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결국 피치클락이 개막과 함께 먼저 도입됐다. 최근 전파인증이 통과돼 피치컴을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이미 시즌이 반환점을 돈 시점. 1승이 중요한 시기에 투구, 점수,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피치컴을 현장에서 곧바로 활용하기엔 무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

결국 피치컴의 본격적인 활용은 내년이 돼야 볼 수 있을 전망. 시즌 후 마무리캠프부터 본격 적응이 시작될 것으로 보이고, 내년 초 스프링캠프로 이어지면서 숙지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 감독은 "실전에서 피치컴을 당장 실험하긴 무리가 있다. 아무래도 마무리캠프 때부터 적응이 시작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드러냈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