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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방출→독립구단→육성선수…"이젠 증명할 때" 외친 26세 우타 거포, 사령탑도 눈여겨본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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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이제 5년차잖아요. 잠재력? 가능성? 거기서 끝나면 안되죠. 이제 1군 무대에서 저 자신을 증명해야죠."

팀 홈런 8위(68개, 1위 NC 다이노스 106개). 롯데 자이언츠는 '소총군단'이다. 올시즌 팀 타선의 중추를 이루는 이른바 황고나윤(황성빈 고승민 나승엽 윤동희) 외국인 타자 레이예스도 모두 중거리타자. 팀내 홈런 1위 전준우(10개) 2위 손호영(8개)도 모두 거포라고 보긴 어려운 선수들이다.

퓨처스에서 거포의 자질을 보여준 이인한(26)의 존재감이 롯데에게 중요한 이유다. 그것도 팀내에 보기드문 우타 외야수다. 노장 정훈(37)을 대체할 만한 오른손 대타 자원조차 눈에 띄지 않은 롯데에겐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다.

올시즌 퓨처스에서 타율 2할9푼9리 4홈런 2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33을 기록했다. 근육으로 다져진 전사형 체격에서 뿜어져나오는 한방이 위력적이라는 평가.

강릉고-강릉영동대 졸업 후 2020년 2차 9라운드로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으며 프로에 입문했다. 2022시즌 후 방출됐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프로의 자존심을 내려두고 독립리그 고양 위너스, 가평 웨일스에서 재기를 꿈꿨다.

그리고 우타 대타 자원을 찾던 롯데의 눈에 띄었다. 올해 4월 롯데와 육성선수 계약을 맺고 유니폼을 입었다. 대학 시절부터 인정받던 힘과 타격 재능을 롯데에서 꽃피우고 있다.

김태형 롯데 감독도 이인한을 눈여겨보고 있다. 아직 육성선수 신분이라 1군에 등록하진 못했지만, 1주일간 동행하며 직접 체크했을 정도다. 김태형 감독은 "재능이 있다. 갖고 있는 게 괜찮더라"며 후반기 기회를 줄 뜻을 내비친 바 있다.

전반기 활약 덕분에 퓨처스 올스타전에도 이름을 올렸다. 데뷔 5년차인 이인한에겐 마지막 퓨처스 올스타전이었다. 내년부터는 1군 올스타전을 노려야하는 상황. 말그대로 스스로를 '증명'할 기회가 필요하다.

"아직 다는 아니지만 가능성이나 잠재력을 보여드린 전반기라고 생각해요. 지난 5년간 돌아보면 가장 만족하는 반년입니다."

이선우 기민성 이정훈 등 외야수들과 친분이 두텁다. 특히 이정훈에겐 KIA 시절부터 한솥밥을 먹으며 야구를 많이 배웠고, 처음 롯데에 왔을 때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특별한 감사도 전했다.

김태형 감독은 습관적인 레그킥을 경계하는 편이다. 나승엽 고승민 윤동희 등 호타준족 스타일의 타자들에게 '힘은 충분하다. 파워포지션을 정확하게 살리는게 중요하다'며 레그킥 대신 토탭을 강조하곤 했다.

이인한은 반대다. 장타와 홈런이 이인한의 가치이자 세일즈 포인트다. 포지션도 지명타자와 코너 외야수를 맡고 있다. 수비보다는 공격에 방점이 찍힌 선수다.

"토탭보다는 다리를 들고, 레그킥으로 힘을 실어서 쳐보라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원래 스탠스도 좀 좁은 편이었는데, 어느 정도 넓게 벌려보라고 하셨습니다. 타격코치님들 지도를 거쳐서 이제 저만의 타격폼이 어느 정도 정립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후반기엔 다치지 않고, 홈런을 많이 치는게 목표입니다."

이인한은 본받고 싶은 선수로 전준우를 꼽았다. 캡틴의 멘털이나 끊임없는 노력, 루틴 관리를 이유로 들었다.

그것뿐일리가 없다. 이인한은 미소를 지으며 속내를 드러냈다.

"전준우 선배님의 한방 장타력, 타석에 딱 들어섰을 때 하나 쳐줄 것 같은 기대감이 있잖아요. 저도 그런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이)정훈이형, (최)항이 형이 다 왼손 타자잖아요. 저는 오른쪽에서 한번…기대 많이 해주세요."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