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0-2로 뒤진 8회말 1사후 김하성은 좌익수 쪽으로 평범한 플라이를 친 뒤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숙인 채 1루로 발걸음을 옮겼다.
김하성은 9회 마지막 공격에서 팀 타선이 무사 1,2루 기회를 맞고도 후속 세 타자가 적시타 한 개 날리지 못하고 모두 범타로 물러나며 패하자 더욱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4연패에 늪에 빠졌다.
김하성은 11일(이하 한국시각) 펫코파크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홈 2연전 2차전에서 8번 유격수로 출전해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2경기 연속 안타를 날리지 못했다.
지난 7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 이후 4경기를 내리 진 샌디에이고는 49승47패를 마크,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선두 LA 다저스와의 승차를 좁히지 못했다. 다저스도 이날 필라델피아 필리스에 무릎을 꿇어 양팀 간 승차는 여전히 7.5게임이다.
샌디에이고는 연패에 빠지기 전 4연승, 5연승, 3연승을 달리며 승률 5할을 돌파하더니, NL 와일드카드 2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하지만 이날 현재 와일드카드 3위로 4위 뉴욕 메츠에 0.5게임차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팬그래프스는 샌디에이고의 포스트시즌 확률을 45.6%로 제시했다. 이제는 절반의 가능성도 안 된다는 상황이다.
김하성이 안타까운 것은 첫 타석에서 타점 기회를 놓쳤다는 점이다.
0-1로 뒤진 2회말 1사후 도노반 솔라노의 우전안타, 잭슨 메릴의 좌전안타, 데이비드 페랄타의 우전안타가 이어지면서 만루 찬스가 마련됐다. 이어 김하성이 타석에 들어섰다. 그는 볼카운트 1B2S에서 시애틀 우완 선발 브라이스 밀러의 6구째 96.1마일 가운데 높은 스트라이크존을 날아드는 직구를 받아쳐 중견수 쪽으로 띄웠다.
이 타구는 중견수 훌리오 로드리게스에 잡혔고, 이때 3루주자 솔라노가 홈을 향해 전력질주로 달려들었다. 하지만 로드리게스의 홈송구가 정확했다. 포수 칼 롤리가 포구해 여유있게 솔라노를 태그했다. 아웃카운트 2개가 한꺼번에 몰려 샌디에이고는 득점없이 만루 찬스를 무산시켰다.
김하성의 타구는 44도의 발사각에 90.1마일의 속도로 날아갔는데, 비거리가 278피트로 짧은 편이었다. 물론 솔라노의 주력도 아쉬웠다.
김하성은 0-2로 뒤진 5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2루수 플라이로 아웃됐다. 볼카운트 1B1S에서 밀러의 95.2마일 몸쪽 직구를 받아쳤지만, 빗맞으면서 2루수 호르헤 폴랑코에 잡혔다. 샌디에이고 타선은 6안타의 빈타에 허덕이며 올시즌 8번째 영봉패를 당했다.
김하성은 타율이 0.225(316타수 71안타), OPS는 0.703으로 각각 하락했다. 10홈런, 40타점, 47득점, 47볼넷, 17도루, 출루율 0.326, 장타율 0.377을 마크했다. 샌디에이고는 12일 하루를 쉬고 13~15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홈 3연전을 끝으로 전반기를 마감한다.
올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선택할 수 있는 김하성은 작년과 비교해 타석에서 크게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 작년에는 팀이 96경기를 치른 시점서 타율 0.264(303타수 80안타), 11홈런, 33타점, 49득점, 18도루, OPS 0.768을 마크했다. 홈런, 득점, 도루는 비슷한 수준인데, 타율이 3푼9리나 감소했다. 14.8%가 빠진 셈이다.
하드히트 비율(37.3%)과 평균 타구속도(88.2마일)는 커리어 하이, 삼진율(15.8%)은 커리어 로를 찍고 있는데도 타율이 낮다는 건 결국 올라갈 소지가 크다는 얘기다. 남은 시즌을 기대해 볼 필요는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