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중국에서 태어난 한 살배기 여자아이의 두개골에서 '일란성 쌍둥이 태아'가 발견된 사례가 보고돼 충격을 주고 있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대학교 국제병원의 마취과 의사인 쉬웨이 친 교수팀은 최근 '미국 사례 보고서 저널(American Journal of Case Reports)'에 이같은 환자의 사례 논문을 게재했다.
논문을 보면, 임신 37주 차에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이는 머리가 신생아 평균보다 컸지만 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 퇴원했다.
1년 후 아이는 머리가 붓고 정상적으로 발달하지 않아 베이징대 국제병원에 내원했다.
아이는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고, 제대로 서있기도 힘들었으며 '엄마'라는 단어 외에는 말을 하지 못했다.
이에 의사들은 아이의 머리를 X레이와 CT 검사를 진행했는데, 두개골 안에서 야구공보다 약간 더 큰 지름 13㎝의 덩어리를 발견했다.
이 덩어리 안에는 긴 뼈 조각들이 박혀 있었다.
의사들은 덩어리를 제거하기 위해 수술을 하기로 결정하고, 두개골 일부 절제술을 시행했다.
덩어리 내부에는 놀랍게도 미숙한 태아가 있었다.
태아는 척추와 뼈, 입, 눈, 머리카락, 팔뚝, 손, 발 등의 초기 형태를 갖추고 있었으며 길이는 18㎝ 정도였다.
한 살배기 아이는 이로 인해 '심각한 뇌 조직 압박'을 받은 것으로 보였다. 뇌 일부분에는 척수액이 고이는 증상도 있었다. 태아가 두개골 안에서 뇌혈관을 짓누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제거 수술을 받은 아이는 깨어나지 못했고 수술 2주 만에 사망선고를 받았다.
의료진은 이번 사례가 '쌍생아 소실'(Vanishing twin)의 희귀 사례로, 약 50만분의 1의 출생 확률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두개골 내에서 발생한 사례는 지금까지 18건만 보고됐다고 전했다.
의료진은 "아직 이 질환의 원인은 정확히 알지 못한다"면서 "자궁 내 발달 과정에서 두 개의 난자가 분열해 형성된 일란성 쌍둥이가 완전히 분리되지 않을 때 발생한다"고 밝혔다.
이어 "환경 오염, 유전학, 저온, 임신 중 살충제 노출 등이 원인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